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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4. 쑥 튀김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4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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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44. 쑥 튀김

 

이현주 목사님이 이사하기 전 한번 찾아 뵙자하여 김정권 목사님과 함께 엄정에 갔다가 저녁을 엄정교회 전생수 목사님 댁에서 먹게 되었다. 

귀래 손짜장이 어떨까 싶었는데 한 마을에 계신 목사님께서 저녁을 준비했다 하여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다. 

상위엔 사모님이 정성스레 준비하신 봄나물이 가득했는데 그중 쑥 튀김이 인상적이었다. 

바삭바삭 고소한 맛도 맛이었고 한입 베어 물때마다 확 터지는 쑥의 향기가 더욱 좋았다. 반찬 삼아 먹다가 상을 물린 뒤에는 이야기를 나누며 과자처럼 먹었다. 

나오는 길에 사모님께 쑥 튀김에 대해물었더니 의외로 간단 했다. 쑥을 뜯어 튀김가루에 묻혀 기름에 튀기면 된다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온 다음 날.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소리와 쑥을 뜯었다. 뒷꼍 언덕에 쑥이 제법이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을 헤치고 돋아난 여리고 부드러운 쑥의 새순들, 따뜻한 저녁볕을 받으며 어린 딸과 쑥을 뜯는 일은 스스로도 정겨웠다. 

뜯어온 쑥을 깨끗하게 씻어낸 뒤 엄정교회 사모님께 배운대로 요리를 했다. 튀김가루 묻히는 걸 잘 몰라 처음엔 떡처럼 되었지만 몇번 해보니 이내 요령이 생겼다. 

물에 푼 튀김가루에 쑥을 살짝 묻히니까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해졌다. 텔레비전에서 만화영화를 보고 있던 아이들에게 쑥튀김을 내 놓으니 아이들이 감탄을 한다.

“어때, 과자 같지?”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는걸 바라보는 일이 즐거운 일임을 처음으로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많이 먹어. 몸에도 좋은거야.” 수선을 눈치 천 소리가 한마디 거든다. 

“그럼, 자연과자네!” 

덕분에 난 아내에게서 내가 할 수 있는 요리가 한 가지 더 늘었음을 인정 받을 수 있었다. 계란후라이에 이어 쑥 튀김, 이제 겨우 두 가지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 내가 요리를 두 가지나 할 수 있게 되다니!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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