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123. 매미 껍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93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123. 매미 껍질

 

매미가 벗어놓은 껍질 하나를 마당에서 주워 서재로 가져왔다. 매미 형체를 그대로 닮은 껍질의 모습은 바라볼수록 기이하다. 툭 불거져 나온 두 눈은 물론 눈 아래의 더듬이, 다리끝에 송송 돋은 솜털까지를 그대로 남겼다. 

등이 약간의 금으로 갈라져 있을 뿐이다. 그 갈라진 작은 틈을 비집고 진짜 생명이 기어 나왔단 말인가, 저리 완전하게 자기를 버리고도 또 하나의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단 말인가.

빛을 노래하기 위해선 땅속 어둠을 허물벗듯 저렇게 벗어야만 했던 것일까. 앙상하게 형체만 남은 매미는 껍질로 남아 많은 것을 묻게 한다. 

그냥 책상위에 올려놓았던 매미 껍질을 어느날 조심스레 세워 보았더니, 앗! 놀랍게도 네 다리로 서는 것이 아닌가. 껍질만 남은 몸이었지만 분명 매미는 껍질뿐인 다리로 분명하게 섰다. 

서서 껍질을 벗었기 때문일 것! 

쉽게 확인할 길은 없지만 껍질만으로 훌륭히 서는 매미를 보며 난 그렇게 확신을 한다. 적어도 내 앞에 선 저 매미만은 서서 껍질을 벗었을 것이다. 

서서 벗은 껍질! 

그러고 보면 쟁쟁한 매미 울음을 시끄럽다고 하찮게만 들어서! 안될 일이다. (얘기마을199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7 한희철 192.많은 집 한희철 2002-01-02 4393
666 한희철 1433. 규성이와 운동회 한희철 2002-01-02 4393
665 한희철 1432. 얘기마을 발송 한희철 2002-01-02 4393
664 한희철 1027. 말벌 한희철 2002-01-02 4393
663 한희철 1361. 선아 할머니 한희철 2002-01-02 4393
662 한희철 974. 좋은 얘기꾼 되기 한희철 2002-01-02 4393
661 한희철 199.강가에서 주운 돌 두 개 -오리와 물고기 한희철 2002-01-02 4393
660 한희철 68. 모탕 한희철 2002-01-02 4393
659 한희철 1305. 올해같은 핸 한희철 2002-01-02 4393
658 한희철 667.꿈 한희철 2002-01-02 4393
657 한희철 211.설경(雪景) 한희철 2002-01-02 4393
» 한희철 1123. 매미 껍질 한희철 2002-01-02 4393
655 한희철 610.일복 한희철 2002-01-02 4393
654 한희철 1407. 소중한 제단 한희철 2002-01-02 4393
653 한희철 270.함께 사는 법 한희철 2002-01-02 4393
652 한희철 1288. 정년 퇴임식 한희철 2002-01-02 4393
651 한희철 905.새댁의 환갑 한희철 2002-01-02 4393
650 필로칼리아 하나님의 계시 [1] 사막교부 2008-08-03 4394
649 한희철 783.지방사경회 한희철 2002-01-02 4394
648 한희철 35.무산된 한글학교 한희철 2002-01-02 4394
647 한희철 1095. 밭에 난 긴 자국들 한희철 2002-01-02 4394
646 한희철 1041. 그래도 어디 그게 그래유? 한희철 2002-01-02 4394
645 한희철 407.우리 엄마 한희철 2002-01-02 4394
644 한희철 84.무심한 전도사 한희철 2002-01-02 4394
643 한희철 55.어느 주일 한희철 2002-01-02 4394
642 한희철 19. 개미밥 한희철 2002-01-02 4394
641 한희철 788.새댁 아줌마 한희철 2002-01-02 4394
640 한희철 39.창조와 찬조 한희철 2002-01-02 4394
639 한희철 1249. 때까치 울음소리 한희철 2002-01-02 4394
638 한희철 814.작은 가르침 한희철 2002-01-02 4394
637 한희철 721.밤과낮 한희철 2002-01-02 4394
636 한희철 373.비닐 노끈 한희철 2002-01-02 4394
635 한희철 1139. 따뜻한 식탁 한희철 2002-01-02 4394
634 한희철 1463. 내 눈물 닦아줄 사람 한희철 2002-01-02 4394
633 한희철 429.굽은 허리 한희철 2002-01-02 439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