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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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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85. 강가 소풍
식목일, 놀이방 아이들과 강가로 나갔다. 조귀농과 다리 하나 사이로 도가 갈려 충청북도가 된 덕은리, 덕은리에서 강가 길을 따라 얼마쯤 가면 몇 그루 소나무가 서 있는 강가둑이 나온다. 바람이 나무를 그리 키운 것인지, 단순한 모양으로 선 소나무가 인상적일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어느 해 겨울인가 그곳을 지나다 내리는 눈과 어울린, 눈과 강물에 어울린 소나무를 보고선 취한듯 한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던 곳이다.
둑 아래로 넓다란 자갈밭, 아이들 놀기로는 적격인 자리다. 조귀농에서 덕은리로 넘어가는 다리 밑으론 사람들이 제법 꼬이면서도 막상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그곳은, 그런 곳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조용하다.
다른 이가 모르는 좋은 자리를 알고 있는 사소한 즐거움. 그걸 즐거움으로 간직하는 사소하지 않은 즐거움.
한차례 아이들을 태워다 주고 다시 한번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데 조귀농 다리께에 상철이와 성렬이가 와 있다.
작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교회로 놀러왔다 놀이방 아이들이 떠나는 걸 보고선 뒤쫓아 왔던 것이었다. “우리도 가면 안돼요?” 묻길래 글쎄... 망설이는 표정이다가 큰맘 쓰듯 “좋다, 같이 가렴” 하자 녀석들이 “와-!” 환호성을 지른다. 그리고는 자전거를 타고 날듯이 다리를 건넌다.
동네를 벗어나는 아이들의 유쾌함. 한 세계를 벗어나는 아이들의 즐거움.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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