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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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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33 절골 돌절구
원주 지역 젊은 목회자들의 모임인 ‘돌봄모임’에서 ‘문화기행’을 시작했다. 지역에 있는 문화재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 첫번째 시간이 단강으로 정해졌다.
간단히 점심을 한 후 작실 절골로 올라갔다. 아랫작실 야당말 느티나무 뒷편 골짜기 이름이 절골이다. 빈대 때문이었다고도 하고, 화재 때문이었다고도 하나 고추밭이 된 절터가 있을뿐 절의 흔적은 찾아볼수 없는데 그래도 이름만은 절골이었다.
단 하나 제법 큰 돌절구가 논둑 한쪽 구석에 비스듬히 누워있을 뿐이었다. 송사리가 한가한 실개울을 따라 절골을 찾았을 때 마침 그곳에는 경근 아저씨 내외가 냉해로 얼마 거둘것도 없는 볏단을 정리하고 있었다.
마을 할아버지들은 지금도 가문 날이 계속되면 절골 절구를 찾아 절구 속에 있는 물을 퍼내는데, 절구 속의 물을 모두 퍼내면 비가 ·온다는 전설 때문이라는 얘기를 아저씨를 통해 들었다. 가물 때의 마지막 수단이 절구의 물을 퍼내는 것이었고, 그리고는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솔뫼 사람들이 절구를 가져갈려구 몇이서 메구갈때 갑자기 하늘에서 벼락 천둥이 쳐 혼비백산 절구를 버려두고 갔다”는, 그래서 절구가 절터 아래 논둑에 있게 됐다는 얘기도 들었다.
“한번은 일하러 들어온 포크레인 기사가 돈을 제법 줄테니 절구를 팔라 하 더라구요. 근데 안팔았어요. 그래두 이게 우리 마을에선 옛부터 내려오는 물건이고, 얘깃거리라면 얘깃거린데 이걸 돈주고 팔겠어요?”
한 작은 마을 외진 골짝에도 한 이야기는 남아 있었고, 이야기 속에 담긴 뜻은 귀한 것이었다. 주변을 새롭게 둘러보는 일은 그렇게 소중한 일이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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