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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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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95.(572) 귀한 가르침
주일아침 어린이 예배를 마친 경임이가, 아니 경임이 선생님이 분반공부 시간에 소리의 손을 잡고 예배당 밖으로 나옵니다. 이제 고등학교 1,2학년이지만 함은희, 김경임, 김미영 세 학생은 단강교회 교사입니다. 유치부는 경임이가, 유년부는 미영이가, 초등부는 은희가 맡았습니다.
그날 예배에 참석한 학생은 소리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교회 뜰로 나온 김경임 선생님은 한쪽 구석을 찾아 소리랑 마주 앉았습니다.
“자 봐, 소리야. 봄이 되니까 새싹이 파릇파릇 나지?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나 잘 봐” 하며 파랗게 돋아나는 냉이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날 공과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교회 주변을 청소하고 있던 나는 경임이가 소리랑 마주앉아 나누는 얘기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저렇게 훌륭한 가르침도 있구나’ 참으로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냉이를 보며 새싹 얘기를 마친 김경임 선생님은 다시 소리를 데리고 교회 앞 논에 있는 웅덩이로 갔습니다. 무슨 얘길 나누는지 웅덩이에서 한참을 있다가 교회로 돌아왔습니다.
마당으로 들어서다 한쪽 구석 청소하고 있는 날 보더니 둘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곤 청소하는 일을 거들기 시작했습니다.
“됐다. 들어가 공부를 더 하렴”하자 소리가 그랬습니다.
“선생님이 그러는데요, 우리가 더러운 걸 버려서 새싹이 안 나온대요. 더러운 걸 치워야 새싹이 나온대요.”
아, 가르침과 배움의 소중함! 그렇게 가르침과 배움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을 보며 생명의 신비를 배우고, 파란 싹이 돋아날 수 있는 지구를 생각했으니 그처럼 귀한 가르침이 어디 흔한 것이겠습니까.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작지만 가장 소중한 배움과 가르침, 뭉클한 가슴이 되어 마음속으론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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