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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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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83.오디
오토바이 앞 뒤에 소리, 규민이를 태우고 덕은리로 가는데 조귀농을 지날 즈금 보니 길 옆에 올망졸망 오디가 달린 뽕나무가 있었습니다. 키는 작았지만 매달린 오디들은 다닥다닥 제법 많았습니다. 전에 누에를 키우던 집들이 있어 곳곳에 뽕나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까맣게 익은 오디, 오토바이를 세우고 오디를 땁니다. 소리와 규민이에게 오디를 주자 처음 대하는 것이면서도 신기한 지 맛있게 먹습니다. 이내 손이며 얼굴 입언저리며 입안 이와 혀에 시커먼 오디물이 듭니다.
어릴 적 기억이 스쳐 지나갑니다. 미처 까맣게 익기도 전 파랗기도 하고 붉기도 한 놈들을 따 신맛에 얼굴을 찡그리며 먹던 일, 까맣게 익은 놈을 만나면 오디물이 드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먹던 일.
내 어릴 적 꼭 그때처럼 오디를 먹는 소리와 규민이. 같은 경험을 나눈다는, 마음 속 남아있는 어릴 적 경험 하나를 어린 자식들에게 물린다는 왠지 모를 유쾌함에 하하하하, 시커먼 웃음을 함께 웃으며 신나게 오디를 땄습니다.(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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