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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08.반송된 주보
가끔씩은 발송한 주보가 되돌아오는 일이 있습니다. 빨갛고 둥근 도장이 찍혔는데 도장 안에는 ‘이사’라 표시되어 있습니다. 되돌아오는 주보를 받을 때마다 느끼게 되는 건 고마움과 아쉬움입니다.
고마움이라 함은 받을 사람이 이사를 가고 없는 경우, 그냥 버릴 수도 있을 우편물을 보낸 사람에게 다시 돌려주는 손길 때문입니다.
그 일이 우편물 나르는 분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는 하지만 마땅한 일이 쉽지만은 않은 세상, 분명 고마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쉬움이라 함은 이사하기 전 이사함을 미리 알릴 수는 없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하기야 이사만큼 바쁘고 복잡한 일 드문데 이사한다고 알릴 경황이 어디 있을까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사할 때 정리할 것은 몇 개 짐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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