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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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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87.성탄 불빛
유별나게 눈이 귀해 겨울 기분도 성탄 느낌도 들지 않았지만 성탄절은 다가왔다. 정은근집사, 조기원씨 이병철씨등 몇몇 젊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교회 바깥쪽에 장식을 했다. 젊은 사람들 서너명이 모이니 일이 어렵지 않았다.
정은근 집사가 예배당 맨 꼭대기에 올라갔다. 아찔, 위태해 보였다. 사택 쪽으로, 마당 쪽으로. 울타리 쪽으로 선을 늘어뜨렸다. 마침내 불을 넣으니 늘어뜨린 선마다엔 불빛이 반짝, 마당에 둘러섰던 모두의 입에선 “와!” 하고 탄성이 터졌다.
요란한 것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며 화려한 것이 성탄의 모습 아니지 싶어 해마다 성탄장식을 최소화 했다. 그저 예배당 안에 성탄 트리 장식을 했을 뿐이었다.
그런 중에 마음 한구석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은 너무 조용하지 않냐는, 조용함이 지나쳐 푹 가라앉은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몇몇 교우들과 마을 분들도 같은 느낌을 전해주었다.
성탄 장식의 불을 밝히던 그 밤, 식구들과 함께 신작로께로 나갔다 신작로에서 바라다 보니 환한 빛들의 일렁임, 때마침 막 동산에솟아나는 보름달과 어울려 성탄 불빛은 더없이 아름답게 빛났다.
이 작고 외진 마을, 이곳에도 성탄을 기다리는 사람들 있음을, 불빛 바라보는 모든 이들이 기쁨으로 확인할 수 있기를.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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