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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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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74. 단무지 무를 뽑는 날
단무지 무를 뽑는 날, 강가 밭으로 나갔더니 여럿이들 모여 작업을 한다. 정말 팔뚝만 한 무들, 무들은 감가 기름진 밭에 뿌리를 박곤 잘 자라 있었다.
그중 김영수 성도님네도 무 뽑는 일을 하고 있었다. 가보니 뭔가 이상하다. 무가 미끈미끈 잘 빠져야 하는데 웬걸, 뽑아보니 뿌리가 갈래가 졌다. 두갈래 서너갈래 어느 건 오징어 다리처럼 여러 갈래.
다른 집 무는 크기도 크고 미끈 미끈 잘도 생겼는데 왜 하필이면 김영수 성도님네 무만 그런지.
몇 년을 무농사 지었어도 무가 이렇긴 처음이라니 왜 올해 따라 그런지. 자꾸 마음에 걸리는게 있어 “왜 그랬을까요?” “왜 그랬을까요?” 뜻도 없이 물었고 그때마다 “땅이 질때 씨를 뿌렸더니 그랬나봐유?” “농사 짓다 보문 이럴때도 있구 저럴 때도 있는 거지유.”
주인의 대답은 쉬웠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건 왜 하필 교회 새로 나온 해에 무농사가 이 모양일까, 해마다 갈라진 무이다가도 교회 나온 해에 미끈한 무라면 오죽 좋으랴만, 그런 흔들림을 이제 초신자인 두 분이 견딜 수 있을까, 그런 걱정 때문이었다.
멋대로 갈래가 갈라진 무밭에서 공연히 죄스러워지는 마음.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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