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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1. 한의 소리 삶의 노래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4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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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61.한의 소리 삶의 노래

 

그동안 써온 솜진규 선생님의 글이 <한의 소리 삶의 노래> 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 되었다. 

거기도 사람이 살고 있을까 싶은 강원도의 오지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삶 속에 배어 있는 아픔과 한, 혹은 멋 등을 그들이 부르는 소리를 통해 찾아내는 작업을 근 20여년 동안 해 오셨는데 그것이 이번에 책으로 출판이 되었다. 

그처럼 좋고 귀한 글이 이제야 책으로 묶이다니, 뒤늦은 감이 있었지만 지역에 있는 ‘눈 밝은’ 사람들에 의해 뜻이 모아져 출판이 된 과정은 무척이나 소중하게 여겨졌다. 

책 만드는 일에 앞장섰던 ‘밝음신협’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책을 만들때도 굳이 고집을 꺾지 않으며 발문을 내게 부탁하시더니 출판기념회에서도 인사의 말을 해달라, 선생님은 거듭 부탁을 하셨다. 

고집에 관한한 선생님이 한 수 위다. 사실 그런 부탁이 무엇보다도 고마운 배려 임을 모르지 않는다. 어쩌면 선생님은 선생님이 갖고 있는 어릴적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희미한 기억의 끈을 그렇게라도 아주 놓아 버리려 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모처럼의 휴일을 이용해 강원도 구석구석돌며 20년, 선생님의 수고와 사모님의 인내는 모두에게 박수를 받기에 마땅한 일이었다. 

따뜻함과 정겨움이 넘치며 출판기념회가 진행되었다. 순서가 끝나갈 무렵, 책 속에서 소리를 들려줬던 할아버지 할머니 몇 분이 직접 나오셔 책 속의 소리를 다시 한번 들려주었다. 책속의 글이 살아있는 소리로 풀려 나오는 시간이었다. 신명이 나는, 인상적인 시간이었다. 

출판기념회를 마감하는 시간, 사물놀이패의 사물놀이가 시작되었다. 역시 홍을 돋구는덴 그게 최고였다. 가득 울려 퍼지는 징과 깽과리 소리 만큼 흥도 따라 넘쳤다

사물놀이가 이어지자 조금 전 소리를 들려줬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춘다. 더이상 흥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중 소년처럼 온몸을 가볍게 흔들며 사물놀이패 사이를 춤추며 뛰는 81세의 노인, 누가 할아버지의 나이를 81세라 하겠나. 문득 무아지경, 할아버지가 감전되었다.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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