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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35.민숙이
지난 추석, 고향을 떠나 살던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았고,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그중 반가웠던 게 민숙이였다.
올 봄 중학교를 졸업하고선 이내 인천으로 가 미싱공이 되었던 민숙이가 집 떠난 후 처음으로 고향에 온 것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쉽게 대답을 했다.
청바지에 청커버, 옷도 깔끔했고 얼굴도 좋아 보였다.
교회에 다닌다는 말도 반가웠고, 공부할 방법을 찾아보라는 말에도 가끔은 편지하라는 말에도 그러겠노라고 흔쾌히 대답하는 전에 없던 모습도 반가웠다.
그 중에 반가웠던 게 민숙이의 환한 웃음이었다. 때때로 떠난 민숙이를 생각할 때마다 어둔 얼굴 떠올리곤 했는데 돌아온 민숙이는 밝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민숙이에게 주어진 어려운 삶의 조건, 부디 잘 이겨내길.
여린 뿌리로 척박한 땅 헤쳐 서는 나무처럼.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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