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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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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21.더듬더듬 기도하고
광철씨가 아프단 얘기를 듣고 찾아갔습니다. 폐가처럼 썰렁한 언덕배기 집, 이미 집으로 오르는 길은 길이 아니었습니다. 온갖 잡풀이 수북히 자라 올랐고 장마 물길에 패인 것이 그대로라 따로 길이 없었습니다.
눈으로도 누기가 보이는 그냥 흙벽돌 드러난 채인 그 좁다란 방에 광철씨가 누워있었습니다. 찾아온 목사를 보고 비척 흔들리며 광철씨가 일어났습니다.
가뜩이나 마른 광철씨, 더더욱 야위었습니다. 퀭한 두 눈이 쑥 들어간 채였습니다.
학교 안 가는 봉철이, 아버지 박종구씨, 광철씨, 좁다란 방에 둘러 앉아 함께 두 손을 모았습니다. 빨리 낫게 해 달라 기도했지만 사실 내 기도가 얼마나 무력한 기도인지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며칠의 몸살 보다는 몸살 있기까지의 어처구니없는 삶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방바닥에 그냥 놓인, 언제 가도 그냥 그 자리인 몇 개 그릇이 또 그대로이고, 그 옆 점심 찬이었지 싶은 간장 종지 하나 달랑 놓였는데, 일용할 양식 달라는 기도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듬더듬 기도하고 도망치듯 돌아섰습니다. 그날 저녁, 수요예배가 거의 마쳐갈 즈음 예배당 문이 열렸는데 보니 광철씨였습니다.
예배당 뒷자리 광철씬 두손을 모았습니다.
무릎을 꿇고.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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