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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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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1
1. 어느 날 문득 수염 자르기가 귀찮고 덧없게 느껴져 내버려두었더니 흐르는 세월과 더불어 제법 텁수룩해졌다.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묻기를, “수염은 왜 기르오?” 하는데, 묻는 사람이야 한 번 묻고 마는 거지만 대답하는 쪽은 번번이 대꾸하기가 수염 자르기 못잖게 귀찮고 자못 번거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으레 하는 나의 대답인즉슨,
“기른 적 없소, 그냥 내버려두었을 뿐이오.”
상대방이 남자 어른일 때에는 한마디 덧붙인다.
“당신도 내버려둬 보시오, 그럼 이렇게 될 테니.”
그러면 대개 웃고 만다.
말인즉 옳은 말이지, 일부러 기른다는 생각 없이 그냥 내버려두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예외 없이, “왜 수염을 그냥 두오?” 하고 묻지 않고 “왜 수염을 기르오?”하고 묻는다.
이십년 넘게 정성껏 잘라오던 수염이다. 그만큼 빈틈없이 잘라댔으면 수염이란 놈 스스로 자르는 쪽 성의를 생각해서 나오기를 자제하든지 아니면 나가봤자 또 잘릴 것을 나가 뭐 하겠느냐 해서 아예 포기하든지 할 일이건만 눈이 멀었는지 쓸개가 빠졌는지 줄창 나오고 또 나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르는 쪽이 손을 든 것이다. 잘라도 잘라도 죽을 때까지 나오겠다면 무슨 수로 막을 건가? 그랬던 건데 사람들은 왜 수염을 기르느냔다.
아하, 그러고 보니 자르지 않고 내버려두는 게 곧 기르는 거로구나? 생명을 기른다는 게 그냥 내버려두는 거로구나?
그렇다면 반드시 수염만 그럴 것인가? 오늘 저 숱한 ‘학교’들은 아이를 기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 여린 싹을 자르고 있는 걸까? 딴에는 잘한답시고! 그것도 세상의 존경과 월사금까지 받아가면서...
1. 어느 날 문득 수염 자르기가 귀찮고 덧없게 느껴져 내버려두었더니 흐르는 세월과 더불어 제법 텁수룩해졌다.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묻기를, “수염은 왜 기르오?” 하는데, 묻는 사람이야 한 번 묻고 마는 거지만 대답하는 쪽은 번번이 대꾸하기가 수염 자르기 못잖게 귀찮고 자못 번거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으레 하는 나의 대답인즉슨,
“기른 적 없소, 그냥 내버려두었을 뿐이오.”
상대방이 남자 어른일 때에는 한마디 덧붙인다.
“당신도 내버려둬 보시오, 그럼 이렇게 될 테니.”
그러면 대개 웃고 만다.
말인즉 옳은 말이지, 일부러 기른다는 생각 없이 그냥 내버려두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예외 없이, “왜 수염을 그냥 두오?” 하고 묻지 않고 “왜 수염을 기르오?”하고 묻는다.
이십년 넘게 정성껏 잘라오던 수염이다. 그만큼 빈틈없이 잘라댔으면 수염이란 놈 스스로 자르는 쪽 성의를 생각해서 나오기를 자제하든지 아니면 나가봤자 또 잘릴 것을 나가 뭐 하겠느냐 해서 아예 포기하든지 할 일이건만 눈이 멀었는지 쓸개가 빠졌는지 줄창 나오고 또 나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르는 쪽이 손을 든 것이다. 잘라도 잘라도 죽을 때까지 나오겠다면 무슨 수로 막을 건가? 그랬던 건데 사람들은 왜 수염을 기르느냔다.
아하, 그러고 보니 자르지 않고 내버려두는 게 곧 기르는 거로구나? 생명을 기른다는 게 그냥 내버려두는 거로구나?
그렇다면 반드시 수염만 그럴 것인가? 오늘 저 숱한 ‘학교’들은 아이를 기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 여린 싹을 자르고 있는 걸까? 딴에는 잘한답시고! 그것도 세상의 존경과 월사금까지 받아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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