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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열흘간의 휴직계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96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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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0. 열흘간의 휴직계


열흘간 휴직계를 내고 성문씨가 고향에 왔다.
지난번 사고로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박민하 성도님이시다), 힘들어 하시는 아버지 전화를 받고 직장에 열흘간 휴직계를 냈다.
논밭 갈고 못자리를 해야 하는데, 연로하신 부모님 두 분으로선 힘에 부치다는 걸 왜 몰랐으랴만, 몸마저 불편하신 아버님 전화 받곤 안타까움을 괴로움으로 이길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수요예배를 마친 두 사택에서 차 한 잔을 나누며 얘긴 나누었다.
얼마 전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성문씨가 병철씨와 함께 예배에 참석한 것이었다. 이런 저런 얘기 끝 웃음으로 한 얘기지만, 성문씨의 얘기엔 마음이 아팠다.
“부모님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들어와야죠. 마음속엔 늘 그 생각뿐이에요. 그러나 들어오면 내 인생은 희생되는 거구요.”
결혼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아직 결혼 못한, 혹은 안한 성문씨.
그의 괴로운 마음이 눈에 보일 듯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고향에 노부모 남겨두고 떠난 자식들 마음일랑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 몸은 객지 그 어디에서 기계를 돌리고 쇠를 깎는다 해도, 마음은 늘 고향, 뜨거운 뙤약볕 땀 흘리실 부모님 곁일 텐데.
새벽예배 마치고 윗작실에 올라 만난 박민하 성도님도 안타까운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까짓 내 땅만 되도 맘이 편하겠어요. 빌린 땅이니 놀릴 수는 없고 몸은 말을 안 들으니... 그렇다고 자식더러 들어 오라자니 그의 장래를 봐선 안 될 일이구.”
열흘간의 휴직계.
그저 시간만 안타깝게 흘러갈 뿐....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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