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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8. 불을 쬐며 나누는 얘기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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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48.불을 쬐며 나누는 얘기들

 

조기축구를 마치고 집으로 오다 재성이네 집 앞을 지나다 보니 조기원씨와 정은근집사가 장작불을 쬐고있다. 같이 운동을 하고 오던 선아 아버지와 함께 장작불 있는 곳으로 갔다. 

재성이네는 요즘 공장 짓는 일에 바쁘다. 처음 일을 맡았던 사람이 일을 제대로 못해 재성이 아버지가 직접 공사를 하고 있다. 

별써 지붕 스레트가 올라가니 그런대로. 추위가 오기 전 마칠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잠시 불을 쬐고 있을때 규성이 아버지가 트럭을 몰고 일을 나가다 우리를 보고선 차를 세워놓고 다가왔다. 

입김이 허옇게 퍼지는 매운 추위, 불을 쬐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추곡수매 얘기가 나왔다. 

“쌀값 안 올려 주기도 했다매.”

“동결이래!” 

그나마 정부 수매가가 낫겠지 하고 농협 수매에 응하지 않았는데 차라리 농협수매에 응할걸 그랬다는 얘기들이었다. 

농협 수매가가 정부수매가 보다 조금 높았던 모양이다. 

“이래 갖고 쌀농사 계속 짓겠어?” 

“죄 올리면서 어찌 쌀값만 제자리누?” 

다른 건 다 만든 쪽이 값을 정하면서 쌀만은 왜 값을 사는 쪽이 정하는 것일까. 이래저래 속상한 얘기들이 오고갈때 병철씨가 한마디 했다. 

“수억원씩 뇌물 받는 놈들도 있는데 그런돈 있으면 쌀값이나 제값 쳐주지” 

매케한 연기 마시며 나누는 매케한 얘기들, 불을 쬐는 가슴 쪽이야 따뜻해도 등짝은 추운 초겨울 아침.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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