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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21. 드리지 못한 기도
서재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광철씨가 들어왔다. 이발도 했고 옷도 깨끗해 말쑥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표정도 한결 밝아 보였다.
“목사님. 제가 왜 왔나 하문요-”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자 광철씨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
“지난번 주보에 수요일 저녁, 저더러 기도하라구 그러셨잖아요. 못하는 기도지만 그래도 준비를 다 해놨는데, 아 글쎄, 월요일 아침 여주에서 사람을 구하러 왔잖아요.”
이야길 들어보니 여주에서 고구마 캐는 일이 있어 단강으로 사람을 구하러 왔다 한다.
점점 일할 사람이 없으니 이렇게 멀리까지 일할 사람을 구하러 다니게 된 것이다.
광철씨는 그 차를 타고 여주로 가서 꼬박 여드레를 일하고 돌아오는 길에 교회에 들린 것이었다. 집보다도 교회에 먼저 들려 지지난 수요일 저녁 기도 못하게 된 사정을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누가 그 기도를 드리지 못한 기도라 하겠는가.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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