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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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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888. 꿈
<과수원께 였어요
눈이 수북히 눈이 왔는데 한 나무를 보니까 꽃이 활짝 피어있는 거예요. 왠 꽃일까 가까이 가보니, 복숭아 꽃 같기두 하구, 벗꽃 같기두 한데 꽃이 그렇게 예쁠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꽃나무 밑을 보니까 왠 나무로 만든게 놓여 있는데 길다랗고 시커먼 것이 관 같았어요. 여기 왠 관이 있을까 하며 그 위에 앉았는데 앉아보니 그게 관이 아니라 의자인 거예요.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어요. 의자에 앉아 나무 밑에서 쉬고 있는데 저만치 남편이 오는 거예요. 그래 내가 남편을 보고
“거기 있지 뭘 이리 올려구 그래요?” 그렇게 소리치다 쨌어요.>
주일낮 예배를 드리고 오원례 성도님을 위해 심방을 갔는데, 심방예배를 마치자 오원례 성도님이 전날밤 꿨다는 꿈 얘기를 했다. 꿈이 범상하게 들리지 않았다.
20여년 계속 되어온 당뇨 후유증으로 약해질대로 약해진 몸. 거의 잃어버린 시력, 그런 중에 당한 교통사고, 여러달에 걸친 병원생활. 8시간이 넘게 결린 대수술을 받는 동안 매달릴 분은 하나님뿐이라는 절박함으로 하나님께로 돌아선 남편, 남편의 뜻을 따라 30년 넘게 섬겨온 부처님을 떠나 하나님 섬기기로 했으나 두렵고 편치 않은 마음. 그런중에 자꾸만 꿈속에 나타나는 돌아가신 어머니, 그때마다 어머닌 스님의 도포자락을 빨고 계시고, 자꾸만 죽음으로만 기우는 마음, 마지막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남편에게 애원을 해 하룻저녁 굿을 하고, 다행히 그날 뒤로 꿈속 밟히던 어머니는 사라졌으나 내 마음 을 내가 어쩌지 못해 뒤집어졌다 펴졌다 하고 그런 중에 꾼 위의 꿈은 무슨 뜻일까.
꿈풀이를 기대하는 듯한 표정들 앞에 “낸들 뭘 알겠습니까만 좋은 꿈을 꾼듯 싶다” 고 어설픈 의중을 말한다. 말하는 이나 듣는 이가 갖는 ’무거움‘을 어떻게든 덜어야 할 자리였다.
겨울 눈속에서 꽃이 폈다는 것도 그렇거니와 관인 줄 알았는데 편한 의자 였다니, 그건 불가능속에서 쉽게는 만날 수 없는 가능성의 징조 아닐까 싶었다. 떠밀릴대로 떠밀린 저 허약함의 끝에서 새로운 반전이 시작되려나 그러면서도 혹 그것이 불꺼지기 전 반짝 말간 불 오르듯 한 인생에게 보내는 하나님의 마지막 초대는 아닐까, 마음이 숙연해지기도 한다.
며칠을 두고 두고 마음이 꿈으로 간다.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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