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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71. 정성된 예배
주일 아침, 초종을 치러 나갔다가 시간이 조금 남아 교회 마당 비질을 하는데 김천복 할머니가 교회로 들어섰습니다. 꽤 차진 않더라도 그런대로 겨울 날씨, 그런데도 할머니 얼굴 이마며 콧등엔 송송 땀방울이 맺혀 있었습니다.
잔뜩 굽은 허리에 뒷짐을 지고 뒷짐 진 손엔 성경 찬송이 든 가방을 들었으니 그 걸음이 어찌 쉬웠겠습니까. 작실까진 내 걸음으로도 족히 십여분 거리, 할머니 걸음이라면 아마 그 배 이상이 걸렸을 것입니다. 행여 늦을까봐 일찌감치 집에서 떠나 누구보다 먼저 예배당을 찾으신 백발의 할머니.
참 예배의 조건이 숫자가 아닌 그 정성에 있다면 작은 마을에서 드리는 우리의 예배지만 초라하지만은 않다는 한 생각이, 할머니 따라 들어가 종을 치는 마음속에 새로웠습니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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