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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18.옥수수
추석 전날 작실속 속회를 이서흠 성도님댁에서 모였다. 차례도 그렇게 됐지만 특별히 이서흠 성도님이 원하였던 것이다.
울퉁불퉁 온통 자갈이 깔린 길, 윗작실까지의 길은 멀기도 멀고 쉽지도 않았다. 그 길을 걸어 예배당 찾는 정성을 헤아리며 작실로 올랐다.
예배를 마쳤을 때 이서흠 성도님은 시간을 맞춰 쪄놨던 옥수수를 내 오셨다. 잘 익은 찰옥수수였다. 철이 지난 지 한 참 일 텐데도 늦도록 옥수수가 있는 것이 신기했다.
알고 보니 추석 때 식구들 모두 모이면 쪄줄려고 일부러 때를 늦게 택해 옥수수를 심었던 것이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 삶이 시간, 빈틈없이 베어있는 부모의 세심한 베려. 옥수수를 베어 무는 마음이 문득 거룩해 진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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