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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12.전쟁 뒤의 잔해처럼
전쟁 뒤의 잔해처럼 강가 밭 버려진 무는 그랬습니다. 뭘 캐가고 뭘 남긴 건지 남아 밭에 널린 게 천지였습니다.
썩어 소도 더는 안 먹는 당근, 무
또 무심히 밭을 갑니다.
널린 무 함께 갈아, 거름이나 되라고 함께 갈아 또 다시 가을 무 씨를 뿌립니다.
오고 가는 무심한 세월,
천 년은 더 흘렀을 강물이 세월을 잊고 처음인 듯 흘러가는 강가 밭에서.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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