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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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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70. 함께 사는 법
불쌍하게 살아가는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걸을 수가 없는 절름발이였고, 또 한 사람은 앞을 볼 수 없는 소경이었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이 만나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다리 못 쓰는 사람을 등에 없고 다니는 일이었습니다.
앞을 못 보는 대신 건강한 몸을 가진 소경은, 다린 못 쓰지만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을 등에 업고 그가 지시하는 대로 다녔습니다. 각각 혼자 살 때 가졌던 불편함을 둘이 함께 살아감으로 슬기롭게 이겨냈던 것입니다.
그들의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이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해 많은 것으로 도와주었습니다. 그들은 생각지 못한 많은 것을 얻게 되었습니다.
거기까진 좋았습니다만 많은 것을 얻게 되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등에 업혀 다니던, 다리를 못 쓰지만 앞을 볼 수 있던 사람이 역심을 냈던 것입니다. 날마다 번 돈을 반반씩 공평하게 나누다가, 욕심이 생기자 가기 몫을 더 챙긴 것입니다.
앞을 못 보는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해 얼마든지 자기 몫을 더 챙길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등에 탄 사람은 점점 비대해져갔고, 그를 등에 업고 다니는 이는 야위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 날, 얼음이 언 강을 그들이 건너가게 되었는데 강 한 복판쯤에 이르렀을 때 등에 비다한 친구를 업고 가던 야윈 이가 그만 힘에 부쳐 얼음위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등에 탔던 이가 소리를 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너무 비대해져 있었고, 그를 등에 업은 사람은 너무 야위어 그를 업을만한 힘이 더 이상은 없었던 것입니다.
두 사람은 모두 얼어 죽고 말았습니다.
함께 사는 법을 안다는 것은 참 소중한 일입니다. 언제인지 모르게 우리는 함께 사는 법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요? 다른 이야 어찌됐건 나만 살면 된다는 생각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어리석은 생각일 뿐입니다.
서로를 살리는 일, 그것은 우리가 함께 사는 법인 것입니다. 그것이 또한 성탄의 참 의미이기도 합니다.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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