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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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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80. 옥수수 대
지난여름 옥수수를 심었었다.
지난해 어머니가 주신, 옥수수 알이 까만 찰옥수수였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다른 옥수수들이 제법 자라 오른걸 보고서야 생각이 나 교회 뒤쪽으로 심었던 것이다.
쑥쑥 자라 오른 다른 밭 옥수수에 비해 늦게 심은 그 옥수수는 때 늦은 걸 체념이라도 한 듯, 작고 여리게 자랐다.
오늘은 그 옥수수를 땄다.
작은 옥수수 대에 걸맞게 작게 열린 몇 개 뿐이었다.
껍질과 수염을 벗겨보니 들어있는 알맹이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랫 쪽으로 얼만 간, 어떤 것은 듬성듬성 알이 박혀 있었다.
문득 옛 기억이 났다.
옥수수 대를 잘라 밑둥아리 쪽 껍질을 벗기곤 옥수수 대를 씹어본다. 옥수수 맛이 문득 그리웠던 것이다.
때론 껍질에 입술이 베던, 아린 기억도 문득 되살아온다.
옥수수 대 맛은 그제나 이제나 변함이 없지만, 어릴 적 그 때의 정취는 오늘 없다.
옥수수 대를 간식삼아 먹는 아이들도 요즘은 없다.
나름대로의 풍요 속, 어릴 적 옥수수 대 맛이 오늘 다시 그리워지는 건 왜 인지 모르겠다.(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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