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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멀리서 온 양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4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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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1.멀리서 온 양초


주일낮 예배를 마쳤는데, 최일용 성도가 집에 받아 두었다는 소포를 가져다주었다. 서울 미아중앙교회 청년들이 보내온 중간 크기의 박스였다. 그것이 양초임을 뜯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난번 수원에서 그들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산에 전기불도 없이 살고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 애기를 했었다. 결혼선물로 그들이 준 양초도 사실은 그분들께 드렸는데, 이제 모두 태우고 없으니 청년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양초를 선물로 보내드리면 좋지 않겠냐고 했었다.
사셔야 얼마를 더 사실지 모르는 그분들께 작은 사랑을 전함으로 기쁨으로 여생을 마칠 수 있도록 돕는 일, 작지만 귀한 일 일거라고 했었다. 상자를 열며 가슴이 찡했다.
멀리서 - 거리상으로서의 거리만이 아니다 - 온 양초. 누군지 본 일도 없는 젊은 청년들이 보내준 양초를 어둔 밤 밝히실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떠실까?
촛불처럼 새롭게 생의 기쁨이 타오르지 않을까? 아련한 촛불 속 자칫 외롭고 쓸쓸했던 삶에 따뜻한 온기가 퍼지지 않을까.
나중에 한 묶음으로 보내온 ‘하늘터’ 주보를 보며, 그들이 어떻게 초를 마련했는지 알게 되었다.
3월 13일자 주보의 광고란 하나에는 다음과 같이 써 있었다. “청년회 선교사업 2호로 강원도 단강지역 아직도 깊은 산골에서 전기불 없이 호롱불로 생활하시는 두 할머니 할아버지께 양초 보내기 운동을 합니다. 3월 13일 하룻 동안만 조그만 모금함을 만듭니다. 지폐는 절대 사양합니다. 전교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원합니다.”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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