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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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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82. 찬바람 부는 겨울밤에
“속장님, 집에 밥 남은 것 있어요?”
주일 저녁 예배를 마치고 인사를 나눌 때 최영남 성도님이 김영옥 속장님께 뜻밖의 얘기를 했습니다.
“집에 밥 많아유, 저녁 안드셨으문 가세유.”
뜻밖의 얘기였지만 집사님의 대답은 더없이 흔쾌했습니다. 마치 그런 일을 위해 상을 준비해 둔 듯이나 싶었습니다.
“사실은요. 여기 한지현씨가 저녁을 못 먹고. 들어왔다 해서요.”
알고 보니 청년 한지현씨가 저녁을 못 먹은채 예배에 참석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낮 예배를 마치고 회사 일을 보느라 틈이 없었나 봅니다. 어여어여 가자고 김영옥 속장님이 팔을 잡아 끌었습니다.
속장님은 이내 상 한상을 차려 내었습니다. 금방 차려 낸 밥상이라 여겨지지 않을 만큼 상위에 찬들이 많았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보기 만해도 침이 넘어가는 시골찬들이지요. 사실 시골찬이야 청국장 하나만 지져도 밥 두세 그릇이 잠깐 아닙니까.
불쑥 친정집을 찾은 딸에게 상을 차려 내듯 속장님의 손길엔 즐거움 넘쳤고 뜻밖의 부탁을 그리도 따뜻하게 받는 속장님의 마음이 훈훈해 저녁을 먹었으면서도 다시 밥 한 그릇을 이내 비우고 말았습니다.
찬 바람 부는 겨울밤이 밖으로 깊어갔지만, 정겨운 상을 마주한 우리는 늦도록 얘기꽂을 피웠습니다.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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