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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1. 천사 회원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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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71. 천사 회원

 

 588 거리와 청량리 뒷골목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갖던 다일공동체가 드디어는 ‘천사’를 만났다. 이들을 돌보는 무료병원을 세우기 위해 그동안 다일은 ‘천사’를 만나기 위한 먼길을 걸어왔다. 

일인당 백만원씩 1004명을 만나 그 정성으로 ‘천사의 집’을 세우기로 했던 것이다. 무모해 보이기도 했고 막막해 보이기도 했던 그 일이 마침내는 열매를 맺어 드디어는 천사를 만나게 되었다. 

갖가지 사연으로 천사에게 날개깃을 단 사람 사람들, 정말 축하를 드릴 일이다.

며칠전 최일도 목사님이 전화를 하였다. 천사를 만난 기쁨으로 감사 예배를 드리는데 축시를 써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런 거룩한 자리에 이곳을 다 생각하다니 더없이 고마운 일이지만, 끝내 사양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나는 쓸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아쉽고도 부끄러운 지난 얘기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천사 회원을 모집하는 일이 아직 반도 차지 않았을 때, 글쎄, 무거운 수레를 끌고 언덕을 올라가는 이를 돕는 심정으로 교우들과 모여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천사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고 우리도 한 구좌 동참하면 어떻겠느냐? 교우들의 의견을 물었다. 청량리 거리에서 방황하는 사람들. 그들 중에는 대책없이 농촌을 떠난이들도 적지 않을 터. 그들을 위해서라도 동참하는 것이 좋겠다 여겨졌다.

교회 형편을 뻔히 알고 있는 교우들인지라 대답이 쉬울 수가없었다. 그때 한 교우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글쎄유, 좋은 일인 줄 알지만... 백만원 돈이문 그게 보통 커야지유. 농촌에선 만원 돈 맹길기두 여간 어려운 게 아닌데...” 

다음 번에 다시 이야기 하자고 얘길 마쳤는데 다시 얘길 꺼내지 못했다. 그런 처지에 무어라 축하의 글을 쓰겠는가. 또 한번 송구스러울 뿐이었다. 

기막힌 사연들이 모아졌을 천사의 날개깃. 사랑으로 날아 외롭고 병든 이들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큰 품 되기를 멀리서 빌 뿐이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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