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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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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02. 불 밝혀
아랫작실 속회 예배를 허석분 할머니 집에서 드리게 되었습니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철인지라 이런저런 일들이 제법이고, 해는 갈수록 짧아져 한참 어둠이 내린 뒤에나 모일 수 있었습니다.
양짓말에서 음짓말로 들어서는 작은 다리 건너편에 할머니네 집이 있습니다. 담이 다 기운 집에서 할머니는 혼자 삽이다.
드디어 할머니 집 앞에 섰을 때 대문가엔 백열전등이 켜져 있었습니다. 촉수 낮은 전등이지만 어서 오시라고 등을 밝힌 대문 위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마당으로 들어서니 전등은 툇마루에도 켜져 있어 대문 가의 불과 툇마루의 불이 대문 앞과 마당을 나누어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부침이를 부치던 할머니가 부엌에서 나오셨습니다. “불을 모두 켜 놓으셨네요.” 환하게 불을 켜 예배 드리러 오는 교우를 맞는 할어니의 마음이 귀하고 고마워 인사를 드렸습니다.
“예, 은젠가두 예배를 드릴려구 불을 죄 켜 논 것을 아들이 보드니 ‘울 엄마가 많이 변했네’ 하드라구유. 전 같으믄 전기 닳는다구 왠만한 불은 죄다 껐거든유.”
하나님 믿으시더니 어머니가 많이 변했다고, 언젠가 아들이 그랬다는입니다.
당신 집에서 속회 예배를 드리는 날 집 안팎의 불을 모두 밝히신 할머니. 할머니는 마음의 불까지를 밝혀 하나님께 드릴 예배를 지극한 정성으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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