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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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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74. 염치
차를 타고 윗작실로 올라가다 치화씨 어머니를 만났다. 백발이 성성한 채 헝크러질대로 헝크러진 머리, 뒷모습만 보고도 대번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무얼 담았는지 치화씨 어머니는 반쯤 찬 비료 포대를 머리에 이고 있었다.
차를 길 옆에 세우고 타시라 하니 괜찮다며 사양을 하신다. 날도 뜨겁고 짐도 있고 가는 길도 같은데 할머니는 차를 타지 않으셨다.
미안해 그러시는 것 같아 차 문을 열어드리며 타기를 권하자 마지못한 듯 차에 타셨다.
윗작실 첫머리, 아침과 저녁으로 하루에 버스 두 대가 들어오는 버스 정류장 앞 할머니 집에 내려 드렸다. 곧 쓰러질 것 같은 허름한 토담집. 할머니는 지금 혼자 사신다. 그나마 치화씨기 있을 땐 나았는데, 치화씨 마저 떠나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막 차에서 내리시던 할머니가 인사를 했다.
“고마워유, 염치읍게두.....”
이런저런 이유로 마을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살아가는 할머니. 할머니는 차에서 내리며 염치가 없다고 하셨다. 할머니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들어본 기억이 없는 염치라는 말이 마음속에 잔물결처럼 번졌다.
염치. 염치. 염치...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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