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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05. 새댁의 환갑
새댁 아주머니의 환갑 잔치가 열렸습니다.
끝정자 학교 앞 비스듬히 기운 흙벽돌 집에서 홀로 살아가는 새댁 아주머니, 어느덧 환갑이 되어 상을 받았습니다.
마을 사람이 힘을 모았습니다. 미진네 집에서 상을 차렸습니다. 흩어져 지내던 친지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보다는 동네 사람들의 정이 더 앞섰습니다. 당뇨에 관절에 불편한 몸이면서도 굿은 일은 도맡아 왔던 새댁 아줌마, 세상 떠난 뒤 공덕비 세우는 거야 그것대로 좋을 테지만, 살아생전 고마움 뜻 모으는 것도 그에 못지 않는 일, 이웃들의 인사를 받으며 자꾸만 자꾸만 눈물을 닦는 새댁 아주머니의 모습이 결코 슬프지만은 않았습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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