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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 자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26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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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892. 자매


언니를 보내며 안 집사님은 또 다시 울고 말았습니다. 애써 참느 라 가득했던 눈물이 돌아서면서는 와락 쏟아져 내렸습니다.

안 집사님의 언니(말이 언니지 할머니도 한참 할머니입니다. 일혼이 넘어 머리가 허여니까요.)는 근 한달 동안을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되게 넘어져 병원에 갔는데 그만 병원에서 붙들리고 말았습니다. 넘어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시일을 다투는 더 긴박한 병세가 있었던 것입니다.
십수 년 계속 되온 당뇨와 며칠간 계속된 설사로 기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 조금만 늦었다면 회생이 어려울 지경이었다는 것입니다.
작실 제법 큰집에서 혼자 지내오던 언니가 그 지경이 됐으니 누구 곁에서 간호해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천상 안집사님이 그 일을 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 몸도 아파 운신이 어려운 처지에 언니의 병간호일을 맡아야 했으니 여간 딱한 노릇이 아니면서도 달리 방도가 없었습니다.
머리 허옇게 쇤 언니와 동생이 한달여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다 나은 것은 아니었지만 집에서 요양하기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온 다음날, 언니는 또 다시 작실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때도 언니를 보내는 마음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도 많고 눈물도 많은 안집사님입니다.
 작실로 올라간 언니는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또 다시 집으로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아픈 몸으로 조석을 끓이고 불갈고 하더니 병이 또 다시 도지고 만 것이었습니다.
병원 생활 마치고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그동안 피곤이 쌓인 탓인지 안 집사님은 안 집사님대로 방안에 눕고 말았는데, 언니까지 다시 아파 내려 왔으니 이번엔 언니와 동생이 나란히 누워 병치레를 해야만 했습니다.
눈이 십리씩은 들어간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한방에 누워 있어야 했으니 그게 어찌 쉬운 일이었겠습니까. 두 분 뒷바라지에 집안일까지 도맡게 된, 새로 맞은지 얼마 안 되는 며느리에게 영 면목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아픈 걸 따지자면야 한참을 더 있어야 했지만, 언니는 다음날 고집부려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헬쑥하고 핏기없는 얼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으로 언니는 작실로 돌아갔습니다. 텅 비어 썰렁한 집, 저래가지고 어찌 사나 언니를 보내는 안집사님 마음이 눈물로 무너집니다.
눈물로 나누어 갖는 삶의 무게가 늙그막 자매의 애틋한 정에도 좀체로 감해질 줄을 몰랐습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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