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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할머니의 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70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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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4.할머니의 밤


여름 행사로 밀렸던 심방을 다시 시작한다.
바쁜 일철, 어둠 속을 오토바이로 달려 잠깐씩 만나 뵐 뿐이다. 지난 주 사다 놓은 애기 옷을 가지고 작실 이필로 속장님 댁을 찾았다.
귀성이라는 손주를 보셨다. 소리 땐 아무것도 못했는데 미안해 어쩌냐며, 무척이나 고마워하신다. 귀성이가 잠을 오래 자지 않아 피곤하다며, 애기 아빠 된 병철씨가 투정하듯 말한다.
그러나 그 말 속엔 대겸함이 담겼다. 가만있지 못하는 애기, 그 작은 손을 잡고 기도를 드렸다.
올라간 김에 허석분 할머니네를 들렸음 싶어 “지금쯤 할머니 주무실까요?” 속장님께 여쭸더니 “아마 주무실 거에요.”하신다.
밤 아홉시가 조금 못 된 시간이었다.
“아니, 벌써 주무세요?” 했더니, 속장님 설명을 하신다. 한번 잠을 못 이루시면 꼬박 뜬 눈으로 지샐 때가 많아 저녁 일찍 드시곤 가만히 누워 잠을 청하신다는 것이다.
허리도 아프시고, 연로하신데다 홀로 계신 할머니, 오지 않는 잠을 기다리며 어둠 속 홀로 누워 자꾸만 떠오르는 이 생각 저 생각 막연히 지우실 할머니.
문득 할머니 모습이 눈에 선하다.
불 꺼진 할머니 댁을 뒤로 하고 내려오며 할머니의 저 외로운 시간으로 가 닿을 길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만,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다.
안스러이 여기는 것, 그것만이 능사가 아닐텐데 말이다.
제 크기를 재는지 추석 앞둔 달이 구름 속 희미하다.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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