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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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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0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때
여성 칼럼리스트인 마사 베크가 쓴 자전적 회상록이 있다. '아담을 기다리며'라는 책이다. '아담을 기다리며'에는 두 부부 마사와 존이 그들의 아들 '아담'을 통해 얻게 되는 자기발견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마사와 존은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 중에 있는 학생부부였다. 어느 날 그들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생각지 않았던 둘째 아기가 생긴 것이었다. 치열한 경쟁과 엄청난 속도, 지독한 자기 중심성이 하버드를 대표하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해야 할 수 년 동안의 계획이 15분 단위로 짜여져 있을 만큼 철저한 준비와 숨가쁜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생활이었다. 다른 일에 마음을 둘 여유가 전혀 없었다. 첫째를 가졌을 때에도 학업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았던 두 부부에게는 정말 뜻밖의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게다가 산과 검사 태중의 아기인 아담이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임신중절을 권했다. 건강한 아기를 낳아도 힘들 터인데 장애를 가진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마사와 존은 주변의 숱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낳기로 결심을 한다. 철저하게 하버드 생활에 익숙해진 두 부부에게 그런 결정은 정말 의외의 결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겪게되는 아픔과 고통과 절망은 적지 않은 것이었지만, 그들 부부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인생의 가치관들과 하나씩 하나씩 헤어지기 시작한다. 삶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인지, 진정한 가치가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해 비로소 눈을 뜨기 시작한다. 너무나도 논리적이었고 자기가 자기 삶을 계획하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의 삶은 아담을 통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마사는 이렇게 고백한다. "아담은 그를 갖기 전에 내가 느낀 어떤 것도 능가하는 행복감을 가져다 주었다. 그것은 사물의 핵심을 보는 것, 가던 길을 멈추고 장미뿐만 아니라 관목들까지 냄새를 맡아보는 것에서 오는 것이다."
존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가 받은 그 모든 교육과 훈련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사는 것에 대해 내가 아는 거의 모든 것은 학교에서가 아니라 단 한 사람, 아담에게서 배웠다."
누구라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현실, 아담을 받아들임으로 삶이 완전히 새롭게 변하는 체험을 한 마사와 존의 이야기가 진한 감동으로 와 닿는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을 통해 몰랐던 은총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 성탄의 진정한 뜻이 아닐까? 우리 삶을 돌아보며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일들을 사랑으로 받아들여, 이제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은총으로 체험하는 복된 성탄절이 될 수 있었으면 (200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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