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 꿈을 접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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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접으며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1539 추천 수 0 2003.07.04 11:40:53

.........

321.꿈을 접으며

성자聖者가 되고 싶었다.
길이 저만큼 보였고
숨이 가빠졌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용기가
모자랐던지, 아니면
발목을 잡는 힘이 만만찮았던지
걸음은 날마다 비틀거렸고
길은 갈수록 멀어만 갔다.

이제 반백半白이 되어
성자 되는 꿈을 차분히 접어두고
아아, 나는 한 마리 순한
짐승이 되고 싶을 뿐이다.
성자의 길도 버리고
의인의 길도 버리고
그냥 착한 아무개로 살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

언제고 이 가난한 꿈마저
고요히 접어
맑은 한 줄기 바람처럼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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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2023.02.27 12:41:24

성자는
되는게 아니라
되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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