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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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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바흐로 이사를 온 뒤 느끼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슈발바흐에 한국 분들이 많이 산다는 것이다. 오며 가며 한국 사람들을 드물지 않게 보게 되며, 낯선 곳에서 귀에 익은 말이 들려 돌아보면 한국 사람일 때가 적지 않다. 규모는 작다 하더라도 슈발하흐는 작은 한국인 타운을 이루고 있지 싶다.
많은 한국 사람들 중에는 교우들도 적지 않다. 박형기 집사님네, 문현성 집사님네, 이성희 집사님네, 김운경 집사님네, 김태근 성도님네, 남광미 집사님네, 김영원 자매 등 슈발바흐 안에 사는 교우만 헤아려도 적지를 않다.
이따금씩 이웃에 사는 교우들과 어울리게 된다. 물 뜨러 같이 갈 때도 있고, 호두를 주어가지고 오다 인심 좋게 나눠주러 들르기도 한다.마침 김운경 집사님이 시간이 많아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고 계신다. 시청에 신고하는 일부터 막내 규영이 학교 일까지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고 있다.
며칠 전엔 김운경 집사님이 전화를 하셨다. 다음 날이 가구를 버리는 날인데, 교회 비품함에 필요한 칸막이와 사택 서재 책꽂이에 필요한 칸막이가 있는지 동네를 돌아보자는 제안이었다. 교회에서 '성서대학' 교무를 맡은 집사님은 비품함에 꼼꼼하게 온갖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데 칸막이가 더 필요했던 것이다. 가게에 가서 사면 미끈한 것을 쉽게 살 수도 있겠지만, 교회 재정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귀한 마음이었다.
같이 차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다가 마침 눈에 띄는 나무가 있었다. 장롱을 분해하여 버린 것인데, 쓸만했다. 차를 세우고 길이를 재어보니 톱으로 자르면 충분히 사용이 가능한 길이였다.
다음날 아침 집사님이 사택을 찾았고, 반나절 나무를 재단하였다. 전기톱은 생각만큼 쉽게 나무를 자르지 못했다. 아마추어 실력을 서로 발휘하여 열심히 치수대로 나무를 재단하였다. 잘라낸 면의 거친 곳을 끌로 다듬기까지 하여 반나절이 걸려 일이 끝났다. 곧장 자르진 못했지만 사택 서재의 책장 칸막이는 훌륭했다.
다음날 새벽기도 시간, 나무를 싣고서 교회로 갔다. 물론 김집사님도 동행을 했다. 기도회를 마치고 준비한 나무를 가지고 비품함이 있는 지하로 내려갔는데, 아뿔싸, 길이가 맞지를 않는다. 96cm를 90cm로 기억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크게 아쉽지 않았다. 다음 번에 또 가구를 버리는 날이 있을 것이고 그 날 다시 한 번 동네를 돌면 될 것이다. 더 좋은 나무판자를 찾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음이 있으니 그깟 일이 크게 어려울 것이 있겠는가. 맞지 않는 나무가 오히려 유쾌하게 여겨졌다. (2003.9.2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많은 한국 사람들 중에는 교우들도 적지 않다. 박형기 집사님네, 문현성 집사님네, 이성희 집사님네, 김운경 집사님네, 김태근 성도님네, 남광미 집사님네, 김영원 자매 등 슈발바흐 안에 사는 교우만 헤아려도 적지를 않다.
이따금씩 이웃에 사는 교우들과 어울리게 된다. 물 뜨러 같이 갈 때도 있고, 호두를 주어가지고 오다 인심 좋게 나눠주러 들르기도 한다.마침 김운경 집사님이 시간이 많아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고 계신다. 시청에 신고하는 일부터 막내 규영이 학교 일까지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고 있다.
며칠 전엔 김운경 집사님이 전화를 하셨다. 다음 날이 가구를 버리는 날인데, 교회 비품함에 필요한 칸막이와 사택 서재 책꽂이에 필요한 칸막이가 있는지 동네를 돌아보자는 제안이었다. 교회에서 '성서대학' 교무를 맡은 집사님은 비품함에 꼼꼼하게 온갖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데 칸막이가 더 필요했던 것이다. 가게에 가서 사면 미끈한 것을 쉽게 살 수도 있겠지만, 교회 재정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귀한 마음이었다.
같이 차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다가 마침 눈에 띄는 나무가 있었다. 장롱을 분해하여 버린 것인데, 쓸만했다. 차를 세우고 길이를 재어보니 톱으로 자르면 충분히 사용이 가능한 길이였다.
다음날 아침 집사님이 사택을 찾았고, 반나절 나무를 재단하였다. 전기톱은 생각만큼 쉽게 나무를 자르지 못했다. 아마추어 실력을 서로 발휘하여 열심히 치수대로 나무를 재단하였다. 잘라낸 면의 거친 곳을 끌로 다듬기까지 하여 반나절이 걸려 일이 끝났다. 곧장 자르진 못했지만 사택 서재의 책장 칸막이는 훌륭했다.
다음날 새벽기도 시간, 나무를 싣고서 교회로 갔다. 물론 김집사님도 동행을 했다. 기도회를 마치고 준비한 나무를 가지고 비품함이 있는 지하로 내려갔는데, 아뿔싸, 길이가 맞지를 않는다. 96cm를 90cm로 기억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크게 아쉽지 않았다. 다음 번에 또 가구를 버리는 날이 있을 것이고 그 날 다시 한 번 동네를 돌면 될 것이다. 더 좋은 나무판자를 찾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음이 있으니 그깟 일이 크게 어려울 것이 있겠는가. 맞지 않는 나무가 오히려 유쾌하게 여겨졌다. (2003.9.2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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