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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5 둘이서 드린 부활절예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554 추천 수 0 2004.11.07 19: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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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앞두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 동안 교회에서는 특별한 절기, 예를 들면 부활절이나 성탄절과 같은 날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다함께 예배를 드려왔다. 그렇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늘 해왔던 대로 다함께 예배를 드리면 될 터이지만, 고민이 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어린이들과 다함께 예배를 드리면 당연히 아침 9시에 드리는 1부 예배는 생략된다. 1부 예배의 대부분은 교회학교 교사들이 참석을 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매주 어린이들을 가르치기 전 이른 아침 예배당을 찾아 먼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다. 자신이 먼저 예배를 드리고 어린이들을 만나는 교사들의 모습은 늘 아름답고 경건하다. 외국에서 바쁘게 살며 모처럼 쉬는 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교회로 향한다고 하는 것은 지극한 정성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걸렸던 것은 두어 달 전부터 1부 예배에 참석을 하고 있는 임정오 씨 때문이었다. 임정오 씨는 형편상 1부 예배 밖에는 참석을 할 수가 없다. 예배를 마치고 서둘러 일을 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 그렇지만 그가 참석을 한다면 당연히 예배를 드려야지 싶었다. 미리 전화를 하여 1부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고 알리면 임정오 씨나 나나 굳이 헛걸음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러면 임정오 씨는 뜻깊은 부활절 예배를 드리지 못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임정오 씨에게 연락을 따로 안 하고 1부 예배 시간에 맞춰 교회로 갔다.
역시 임정오 씨는 예배를 드리러 나왔고, 우리는 둘이서 예배를 드렸다. 죽음과 죽임을 사랑으로 이기고 다시 사신 주님의 부활, 둘이서 드리는 부활절 예배는 그만큼 마음을 간절하게 했다.
사실 1부 예배와 2부 예배는 순서가 같다. 설교 내용도 마찬가지다. 행여 허전하지 않도록 더욱 큰 목소리로 말씀을 나눴다. 마침 예배를 마쳤을 때에는 이라크 어린이를 돕기 위해 학생부에서 마련한 부활절계란이 준비되어 있었고, 임정오 씨도 기꺼이 계란을 샀다.
둘이서 드린 부활절 예배, 우리의 기억 속에 소중하게 남으리라.2004.5.9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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