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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6 아름다운 사랑고백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525 추천 수 0 2004.11.07 19: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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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하여 맞게 된 두 번째 수요일, 저녁예배를 안양만안교회에서 드리기로 하였다. 작은형이 장로로 신앙 생활하는 교회인데, 지난번 방문하였을 때에 예배를 드리자 했던 담임 목사님의 청을 일정상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못한 적이 있었다. 다니러 온 사람에게 같이 예배를 드리자 청하는 것은 굉장히 고마운 일이다.  
예배를 앞두고 안양 근교에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마침 만안교회 전도사님 내외도 같이 자리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신학대학 후배이기도 했다.
식사를 마치고 차 한잔을 하는 시간, 말없이 차를 마시는 전도사님 부인께 어찌 그 힘든 길을 택하셨느냐고 웃으며 질문을 하였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한 지 이제 일년이 되어간다고 했다.
목회자보다 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드는 길이 목회자 부인의 길이다. 누구의 따뜻한 주목을 받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말없이 감내해야 할 어려움은 더욱 많은, 참으로 눈물겨운 길이다. 목회자는 차라리 밖으로 일도 많고, 다른 사람들 또한 그가 하는 일에 대해 나름대로의 의미부여를 하지만, 목회자 부인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목회자도 아니고 그냥 교인도 아닌 어정쩡한 자리, 일을 많이 하면 나선다고 핀잔, 안 하면 아무 것도 안 한다고 핀잔, 그 불편하고 눅눅한 자리가 소위 사모의 자리다. '물기 어디다 두어 얼어죽지도 말라죽지도 않아 돌아오는 봄 어김없이 잎과 꽃을 내는 겨울나무'와 같은 삶이다.
많은 꿈을 가졌을 젊은 사람이 어려운 길을 가게 된 것이 안쓰러워 물었는데, 대답이 뜻밖이었다.
"전도사님이 전도사가 아니라 탄을 캐는 광부가 되었다면, 저는 기꺼이 광부의 아내가 되었을 거예요."
'기꺼이'라는 말까지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말은 기꺼웠다. 망설임이 없는 고백, 담백했고 아름다웠다.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같이 가겠다는, 당신이 무엇을 하든 변함 없이 그 곁에 있겠다는 고백, 사랑과 신뢰가 가득 담긴 아름다운 고백이었다.
두 사람이 걷는 길이 변함 없고 다함 없는 사랑의 길 되기를 비는 마음이 문득 간절했다. 2004.5.16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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