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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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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게
내 마음 속 에는 풋풋한 풋과일 내음 나는 너,
17세의 소녀가 살고 있다.
봄햇살 같은 웃음을 지닌 너와 함께 나는 종종 즐거운 산책을 한다.
읽을수록 좋은 <어린왕자>를, 윤동주, 노천명, 릴케와 햇세의 시를,
때로는 르노아르의 그림과 모짜르트의 음악을 이야기한다.
민들레, 나비의 무늬, 떠도는 구름, 저녁놀, 산바람의 소리를 이야기한다.
너무나 멀리 있는 것 같아도 실은 너무나 가까이 있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서,
모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 끝없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아름다움.
값비싼 보석보다도 파도에 씻긴 작은 조가비 한 개를 더 사랑하고,
거액의 지폐보다도 한 장의 낙엽을 더 사랑할 수 있는 너의 순수를 누가 어리석다 할지라도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기쁨만으로 평생을 살고 싶다.
어느 눈 오는 겨울밤, 네가 내 가슴에 쏟아 놓은 하얀 눈물처럼
나도 누군가를 위해 대신 울어 줄 수 있다면,
작은 손 하나라도 이웃에게 건네주며 착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언제나 설레는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는 그 초록의 감성과
풀잎처럼 부드럽고 꾸밈없는 너의 언어를 배우고 싶다.
누구와도 금방 친해질 수 있지만
또 금방 헤어 질 수 있는 네 망설임 없는 자유와 결별의 용기도 사랑하고 싶다.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소녀야말로 살아있는 시인 것을.
세월이 가도 시들 줄 모르는 너의 꽃밭에 내가 살고 있다.
매일을 새로운 빛으로 꽃물 들이는 너의 곁에서 나는 오늘도 기쁨을 줍는다.
더 맑고, 투명하고, 순수한 기도를 바치고 싶어 아무도 모르게 몸살을 앓고 있다.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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