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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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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살아있는 날은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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