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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부동(泰然不動)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2429 추천 수 0 2005.04.30 17: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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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길에서 주운 생각들/울림>중에서

태연부동(泰然不動)

두 부류의 사람이 한 배에 탔다. 풍랑이 일어 배가 곤경에 처하기 전까지는 누가 누군지 분간되지 않는다. 그런데 배가 풍랑에 밀려 요동치고 죽음이 코앞에서 넘실거리자 두 부류의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한쪽은 태연부동(泰然不動)이요, 다른 한쪽은 겁에 질려 난리법석이다. 차가 달릴 때, 완전히 밀착된 차창은 흔들거리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틈이 나거나 간격이 생긴 차창은 요란하게 덜컹거리며 흔들린다. 같은 이치로, 태연부동한 쪽은 흔들리는 배에 완전히 자기를 내어 맡겼으므로 흔들리지 않는 것이요, 난리법석을 피우는 쪽은 흔들리는 배에 일치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다.
'믿음'이란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서 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받아들여 몸으로 응하는 것이다. 입으로 떠들고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다.
난처한 일이 돌연 생길 때 자신이 태연부동한지 아니면 갈팡질팡 불안한지 살펴보라. 하기는, 그런 순간에 자기 모습을 보는(觀) 것도 수행을 웬만큼 쌓아서는 되지 않는 일이지만. 아무튼 스스로 살펴보아 태연부동하지 못하거든 오직 나에게 '믿음'이 부족함을 고백하고 주님께 도움을 요청할 일이다. 부끄러워할 처지가 아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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