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2173. 이 땅에 발 딛고 서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541 추천 수 0 2005.10.28 10:27:00
.........
1996년인가 97년인가부터 <교차로>에 칼럼을 쓰고 있다. <교차로>는 한국의 길거리에서 흔히 보게 되는 생활정보지다. 얼마 전에 아주대학교에 시가 2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기부한 황필상 박사가 시작했다고 들었다.
처음엔 3개월 정도 써달라는 부탁이었는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니 나도 참 무던한 셈이다. 처음 칼럼을 쓸 때만 해도 필진이 황필상 씨와 김진홍 목사 그리고 나 세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정신과의사인 이시형 박사가 합류하고, 지금은 불교대 대표를 포함한 9명이 필진으로 일하고 있다. 곳곳에 고정독자도 있어 즐거운 반향을 접하게도 된다. 한 번은 캐나다에 사는 이가 칼럼을 읽고서 전화를 하기도 했으니 폭도 넓은 셈이다.  
목사가 생활정보지에 칼럼을 쓰다니, 어찌 보면 생뚱맞게 여겨진다. 처음에 원고를 쓸 때 테너 박인수 씨를 생각했다. 가수 이동원 씨와 함께 부른 '향수' 때문이었다. 서울대 음대 교수면서도 가수와 함께 가요를 불렀던 그의 모습이 신선하고 의미있게 다가왔던 것이다. '하나님'이란 말을 하지 않으면서 그 분에 대해 이야기하기, 내가 쓰는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 칼럼의 의미는 '신앙과 세상 사이의 다리 놓기'였다.
발행부수로 보자면 조선일보보다 많다는, 읽고는 휴지통으로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하여도 생활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자연스레 만나는 방편이니 대하기에 따라서는 좋은 도구 아니겠는가. 지금도 나는 주변 삶을 눈여겨보며 함께 나눌 이야기를 생각하곤 한다.

오래 전부터 교분이 있는 선생님이 며칠 전 새해인사 삼아 메일을 보내셨다. 제법 긴 이야기를 마치며 선생님은 이렇게 인사를 하셨다.
"평안하십시오. 그리고 늘 아름다우십시오.
목사님을 사랑하고 바라보는 사람은 단지 하나님을 섬기는 기독교 교우들만이 아니고 나처럼 어쭙잖은 갓길에서 곁눈질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라도 목사님은 '언제나 아름다운 사람'이셔야 합니다."
선생님의 기대와는 달리 나는 늘 나의 '좁음'이 마음에 걸린다. 한 인간으로서도 그렇고, 한 신앙인으로서도 그렇고, 교회를 섬기는 한 목사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자신의 좁다란 세계에 갇혀 그게 전부라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말하고 때로는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의 경계를 언제 누구에게라도 툭 허물어 흔쾌하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다.
이 땅에 두 발 딛고 서서 편견 없이 사물과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 그 속에 오롯이 그 분의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조금 느낄 뿐, 좁음에 갇히지 않으려 애를 쓰며 살아갈 뿐이다.
그런데도 때로 그런 부족한 삶을 불편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없진 않다. 나는 내 좁음이 마음에 걸리고 부끄러운데, 그 좁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넓음으로 생각하기도 하니 참으로 묘한 생각의 간극이 아닐 수가 없다.
"하느님께 가까이 갈수록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가게 되며, 다른 사람에게 가까워질수록 하느님과 가까워진다."(도로테오), 2005.1.13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52 이해인 바람에게 이해인 2004-07-05 1514
6651 한희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한희철 2013-05-18 1514
6650 한희철 2216. 말 한 마디 한희철 2005-12-16 1515
6649 김남준 십자가 사랑은 삶으로 김남준 2013-09-01 1517
6648 이현주 사랑의 종류 이현주 2002-04-07 1518
6647 한희철 2190. 일상의 아름다움 한희철 2005-11-28 1520
6646 이현주 거꾸로 산다는게 무엇인지 이현주 2004-09-10 1522
6645 한희철 2157 지는 죽것시유 한희철 2004-12-03 1523
6644 이해인 가을 편지 2 -호수에 하늘이 뜨면 이해인 2003-08-28 1524
6643 홍승표 [허승환] 골찌를 위하여 홍승표 2004-03-09 1524
6642 홍승표 [호인수] 유아세례를 주며 홍승표 2004-05-07 1524
6641 한희철 2136 아름다운 사랑고백 한희철 2004-11-07 1525
6640 한희철 2247. 아름다운 부탁 한희철 2006-01-21 1525
6639 홍승표 [도종환] 저녁 종소리 홍승표 2004-04-28 1526
6638 김남준 교회의 정체로서의 그 빛 김남준 2013-04-09 1526
6637 이현주 과거와 미래로 오늘을 어지럽히지 말자 이현주 2013-06-23 1526
6636 한희철 2210.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한희철 2005-12-15 1527
6635 이현주 율법을 주신 이유 이현주 2004-01-17 1528
6634 홍승표 [인병선] 들풀이 되어 홍승표 2004-05-22 1529
6633 김남준 즐거운 노예로 김남준 2013-09-15 1530
6632 이해인 더 생생한 모습으로 이해인 2013-02-18 1532
6631 김남준 가변적 교회에 위탁하심 김남준 2013-04-09 1532
6630 이해인 어떤 보물 이해인 2013-04-13 1532
6629 김남준 최고의 가치 김남준 2013-09-09 1533
6628 한희철 2211. 홀가분한 마음 한희철 2005-12-15 1534
6627 이해인 오늘을 위한 기도 이해인 2005-07-07 1536
6626 이현주 성냥개비의 고백― 이현주 2013-07-15 1536
6625 홍승표 [류시화] 산안개 홍승표 2002-10-11 1538
6624 한희철 2214. 한사람의 박수 한희철 2005-12-16 1538
6623 김남준 진리를 위탁하심 김남준 2013-04-03 1538
6622 이현주 꿈을 접으며 [1] 이현주 2003-07-04 1539
6621 한희철 2220. 큰 숙제 한희철 2005-12-17 1539
6620 이해인 한여름 아침 [1] 이해인 2004-06-26 1541
6619 한희철 2166 3등을 한 채플린 한희철 2005-09-28 1541
» 한희철 2173. 이 땅에 발 딛고 서기 한희철 2005-10-28 1541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