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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7. 두 친구의 빈자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348 추천 수 0 2005.11.04 18: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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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탁 받은 일이 있어 미국을 다녀오며 아는 분을 통해 들은 이야기입니다. 대단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 몰라도 소중하게 들렸습니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 풋볼 팀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시즌 출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던 어느 날, 그들은 강으로 나가 수영을 하였습니다. 수영금지 구역에서 수영을 하던 중 그만 선수 두 명이 물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한 친구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자 다른 친구가 그를 구하려고 달려들었는데 그만 두 명 모두 익사하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죽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다른 선수들은 큰 자책감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졸지에 친구 두 명을 하늘로 보낸 선수들은 슬픔을 가슴에 묻은 채 풋볼 대회에 출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친구 두 명의 자리를 비워놓은 채 경기에 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식축구는 팀당 11명의 선수가 경기장에서 뜁니다. 공격과 수비로 나누어지는 선수들의 역할은 누구라 할 것 없이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중요합니다.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각자에게 맡겨진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상대방과 겨룰 수가 있습니다. 누구 하나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하면 나머지 선수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길 수가 없는 경기이지요.
역시 11명의 선수로 구성된 축구에서도 선수 중 한 명이 퇴장을 당하면 이내 게임이 불리해지는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그런데다가 미식축구는 워낙 몸싸움이 격렬하여 수시로 선수를 교체해 주어야 하는 경기이기도 합니다.
물에 빠져 죽은 두 친구의 포지션은 수비였습니다.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수비수들은 각자 각자에게 맡겨진 고유한 역할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다양하고 치밀한 공격을 차단해야 하니 공격수 중 어느 하나라도 놓치면 이내 점수를 잃게 되고 맙니다. 두 자리를 비워둔 채 경기를 한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게임이 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그 팀 선수들은 하늘나라로 간 두 친구의 자리를 비워둔 채 경기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도무지 게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깨고 그들은 한 경기 한 경기를 이겨나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모든 경기를 두 자리를 비워둔 채 임했지만 그들은 마침내 전국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놀라운 일을 이루어냈습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벅찼을 것입니다. 그럴수록 선수들은 떠난 친구가 남긴 두개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었을 것이고요. 하늘나라로 떠난 친구의 몫까지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땀에 땀을 흘렸을 선수들,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떠올랐습니다. 떠난 친구를 향한 미안함과 사랑을 그들은 그렇게 가장 귀한 땀으로 담아냈습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무엇인가 빈자리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있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에 없어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때마다 친구의 빈자리를 남겨 놓고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더욱 귀한 땀을 흘렸던 한 고등학교 미식축구 선수들처럼 우리도 누군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내 소중한 땀을 흘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2.14ⓒ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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