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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1.우리의 가난한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327 추천 수 0 2005.11.22 22: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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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세 사람이 길을 가다 길가에 떨어져 있는 금덩이 하나를 줍게 되었습니다. 뜻밖의 행운에 들뜬 세 친구는 우선 술을 마시며 금을 어떻게 나눌 것이지를 의논하기로 하였습니다.
한 친구가 술을 사러 간 사이, 두 친구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술을 사러 간 친구가 오면 그를 죽이고 금덩이를 둘이서 나누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친구가 술을 사 가지고 왔을 때 두 친구는 달려들어 술을 사온 친구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기분 좋게 친구가 사온 술을 나누어 마셨지요.
그러나 결국 두 친구도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술을 사러 간 친구는 금덩어리를 혼자 차지하기 위해 술에 독을 탔던 것이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금덩어리 때문에 세 친구의 마음이 갈라진 것은 물론 모두가 생명까지 잃게 되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기사 중 끔찍한 사건과 관련된 기사의 대부분은 돈과 관련된 기사들입니다. 지난 명절 때에도 갑자기 오른 땅 문제로 동생 내외와 말다툼을 벌이던 형이 동생 가족을 총으로 쏜 뒤 자기 자신에게도 총을 쏜 사건이 있었습니다.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와 자식까지 죽이려고 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니 도대체 이런 세상의 풍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마음이 아득해지곤 합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정을 나누며 살았던 것은 어느새 옛일, 힘들고 어렵지 않으려고, 더 많은 돈을 위해 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관계들을 헌 신처럼 하찮게 버리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을 그의 인격이나 성품 등 그의 존재로서가 아니라 가진 소유로 판단하려는 세상의 기준이 문득 두렵기까지 합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인 사람이 이 세상의 모든 새에게 먹이를 주려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도 한끼를 줄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렇겠구나 싶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부자라 할지라도 사실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이란 세상의 모든 새에게 한끼의 먹이도 줄 수 없을 만큼 적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도무지 가진 소유를 자랑할 근거가 아무 것도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이지요. 뜻밖의 말을 대하며 마음이 먹먹하기도 했고 시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삶이 재물에 눈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재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정말로 소중한 것이 빠져 있으면 우리는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서로를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초라한 존재일 뿐입니다.
우리의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은 오직 사랑할 때뿐입니다. 정말로 소중한 것은 재물로는 살  수도 없고 지킬 수도 없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우리의 삶이 소유는 적으나 존재는 넉넉한 삶이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봅니다.2005.3.5ⓒ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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