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2199. 사람이 왜 아름다운 것인지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545 추천 수 0 2005.12.10 18:23:43
.........
다듬지 않은 돌로 쌓아 만든 돌무더기, 그 앞에서 절을 하는 사람들, 그 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게 된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산에서 숨진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떠났던 이들이 마침내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여 돌무덤으로 장사를 지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침내 해냈구나, 짧은 순간 전율이 지나갔습니다.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에베레스트 정상을 찾는 휴먼원정대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것은 서너 주 전이었습니다. 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도 휴먼원정대에 대해 우연히 이야기를 듣고서는 가슴이 뛰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싶어 한동안 마음이 멍했습니다.
박무택, 백준호, 장민 씨는 지난 해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길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동료를 구하려다 모두 목숨을 잃었다니 단순히 안타깝다거나 아름답다 하기에는 마음 끝이 아렸습니다. 서로의 몸을 묶고 있는 지름 0.5cm의 자일은 팽팽히 당겨져 있는 데다가 영하의 강추위에 얼어있어 칼로 툭 갖다대기만 해도 끊어진다고 합니다. 만년설이 쌓여 있는 고산을 오르다보면 수없이 위기의 순간을 만나게 되고 그 때마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될 터인데,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동료의 목숨과 바꾸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동료를 살리려다 끝내 생사를 같이 했습니다. 산을 좋아하다 산의 품에 안겼다고 자위하며 동료를 외면했다면 나는 살 수 있었겠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동료를 버리느니 동료를 구하다가 같이 목숨을 잃었다니 그보다 진한 동료애가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함께 숨진 그들이 1년여 동안 묻혀있는 곳은 에베레스트 산 정상이나 다름없는 8,750m 부근, 전문산악인조차도 혼자서 오르내리기에 벅찬 그곳에서 숨진 이들을 수습한다는 것은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할 일, 또 한번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동료를 그 산꼭대기에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한 엄홍길 등반대장을 비롯한 휴먼원정대는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길을 떠났고, 온갖 악천후와 체력저하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얼음덩어리가 되어 절벽에 매달려 있던 동료의 시신을 거둬 에베레스트의 품에서 장사를 지냈던 것이었습니다.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배신과 배반을 일삼는 이 세상에서, 소속과 정당은 물론 그토록 목소리를 높여 자랑했던 소신마저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세상 속에서 죽은 동료를 위해 내 목숨을 내거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살아 생전 박무택 대원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검게 그을린 엄홍길 대장은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은 우리의 얄팍한 마음을 쇠망치처럼 내리치고 있었습니다.
숨진 동료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산에 올랐던 산사람들에게 벅찬 감동으로 마음의 박수를 보냅니다. 사람이 왜 아름다운 것인지를 당신들은 이 얄팍하고 비겁한 시대에 우리 모두에게 온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2005.6.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77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2776 이현주 안디옥에서 설교하는 바울(행13:13-41) 이현주 2023-07-20 5
12775 이현주 안디옥에서 쫓겨나는 두 사도(행13:42-52) 이현주 2023-07-20 5
12774 이현주 안디옥으로 내려간 바울 (행18:18-23) 이현주 2023-08-03 5
12773 이현주 공회 앞에서 연설하는 바울(행22:30) 이현주 2023-08-29 5
12772 이현주 총독에게 호송되는 바울(행23:23-35) 이현주 2023-08-29 5
12771 이현주 총독에게 고발당하는 바울(행24:1-9) 이현주 2023-08-29 5
12770 이현주 총독 관저 감옥에서 2년을 보낸 바울(행24:24-27) 이현주 2023-08-29 5
12769 이현주 멜리데섬에 상육한 바울 (행28:1-10) 이현주 2023-09-12 5
12768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5
12767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5
12766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5
12765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5
12764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5
12763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5
12762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5
12761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5
12760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5
12759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5
12758 이현주 두기고와 오네시모를 보내며(골4:7-9) 이현주 2024-03-19 5
12757 이현주 마지막 인사(골4:10-18) 이현주 2024-03-19 5
12756 이현주 데살로니가 첫인사 (살전1:1-1) 이현주 2024-03-19 5
12755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살전1:2-10) 이현주 2024-03-19 5
12754 이현주 동족의 박해를 받는 교회(살전2:13-16) 이현주 2024-04-02 5
12753 이현주 사도들의 영광이며 자랑인 교회 (살전2:17-20) 이현주 2024-04-02 5
12752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기도(살전3:11-14) 이현주 2024-04-02 5
12751 이현주 할례를 주장하는 유대인 개종자들(딛1:10-16) 이현주 2024-06-03 5
12750 이현주 천사들보다 우월하신 하나님의 아들(히1:1-14) 이현주 2024-06-17 5
12749 이현주 약속 위에 맺어진 더 좋은 새 계약(히8:1-13) 이현주 2024-06-27 5
12748 이현주 단 한번 당신을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히9:23-28) 이현주 2024-06-27 5
12747 이현주 첫인사(약1:1-1) 이현주 2024-07-11 5
12746 이현주 사업하다 말고 사라져가는 부자들(약1:9-11) 이현주 2024-07-11 5
12745 이현주 형제들을 헐뜯지 말 것(약4:11-12) 이현주 2024-07-23 5
12744 이현주 장로들과 젊은이들에게 주는 권면(벧전5:1-11) 이현주 2024-08-19 5
12743 이현주 끝인사와 축원(벧전5:12-14) 이현주 2024-08-19 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