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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 두 팔로 안을 수 있는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446 추천 수 0 2005.12.11 2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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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니 눈에 선하고 마음이 찡한 이야기가 있어 소개를 할까 합니다. 1141년, 중세시대 독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바바리아 제국의 울프 공작은 와인스버그에 있는 자신의 성안에 갇힌 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성밖에는 스와비아 제국의 프레드릭 공작이 동생 콘라드 왕과 함께 군사를 이끌고와 성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동안 포위를 당한 울프 공작은 마침내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신들이 말을 타고 오가며 항복 문서가 교환되고 여러 조건들이 정해졌습니다. 울프 공작과 그의 신하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적에게 내 맡겨야만 하는 비참한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와인스버그의 아내들은 모든 것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콘라드 왕에게 메시지를 보내 성안에 있는 모든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여성들이 성을 떠날 때 두 팔로 안고 갈 만큼은 자신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갖고 나갈 수 있도록 허락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여인들의 제안은 받아들여졌고, 마침내 성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여인들이 먼저 성을 걸어 나왔습니다. 여인들이 두 팔에 안고 나온, 자신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여인들은 금이나 은, 혹은 보석을 안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인들은 각자 온힘을 다해 두 팔로 자기의 남편을 안고 나오고 있었습니다. 승리한 적의 손길로부터 남편을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콘라드 왕은 그 뜻밖의 모습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합니다. 콘라드는 그 자리에서 여인들에게 그들 남편의 완벽한 자유와 안전을 보장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들 모두를 연회에 초청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바바리아 군주와 평화협약을 맺었습니다. 그 성은 그 후 와이버트로이의 언덕, ‘여인들의 헌신’이라 불려지게 되었답니다.
남편들을 두 팔에 안고 성을 나오는 여인들의 모습, 생각해보면 그 광경이 눈에 선하고 마음이 찡해집니다. 남편 중에는 체구가 큰 남편도 있었을 터이니 그런 남편을 안아야 했던 부인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그래도 남편을 살리기 위해 모두들 땀을 흘리며 애써 남편을 두 팔로 안았겠지요. 아내의 품에 그렇게 안겨 나오는 남편들의 얼굴에선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한 뜨거운 눈물이 흘러 아내의 가슴들을 뜨겁게 적시지 않았을까요.
두 팔로 안고 나올 만큼의 가장 소중한 것이 금은 보석이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이었다는 것이 감동적입니다. 그렇게 해서 남편의 목숨을, 자신들이 가정을 지키려했던 와인스버그의 아내들이 참으로 훌륭하게 여겨집니다.
내가 두 팔로 안을 수 있는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과연 무엇일지요. 2005.6.1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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