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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6. 말 한 마디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1515 추천 수 0 2005.12.16 16: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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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던 나그네가 인가를 찾지 못한 채 밤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잔디가 있는 길가의 산소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누구의 무덤인지도 모르고 잠을 청하는데, 저만치 해골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못 본 체하고 잠을 자려는데 “여보시오, 허락이나 받고 잠을 자야지.”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스라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다시 “내 말이 안 들리오?”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놀랍게도 해골이었습니다.
“당신도 말을 하오?”
나그네는 밤새도록 해골로부터 그의 살아 생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느새 날이 밝아오자 “밤새 적적하지 않게 보내 고마웠소.” 나그네는 해골에게 인사를 하고 동네로 내려왔습니다.
삽시간에 말하는 해골 이야기는 사방으로 퍼져나가 마침내 궁궐에까지 닿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소문이 나라 안에 퍼지고 있다는 말을 들은 임금이 나그네를 불러다가 다짐을 받았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냐. 만일 사실이 아니라면 네 목이 달아날 줄 알아라.”
거듭되는 다짐에도 사실이라고 대답을 하자 임금은 신하를 보내 사실을 확인하라고 명하였습니다. 신하들과 함께 나그네가 말하는 해골을 만났던 무덤을 찾자 여전히 해골 하나가 뒹굴고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반가운 마음에 “여보게, 날세!” 하며 해골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해골은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이보게 내가 왔네. 뭐라고 말 좀 해 보게. 내 목이 달려 있는 일이라네.”
그래도 해골은 묵묵부답, 말이 없었습니다. 괜한 헛소문을 퍼뜨렸다는 죄로 나그네는 즉시 처형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그네의 시신이 해골 옆에 버려졌을 때 그제야 해골이 입을 열었습니다.
“다시 보게 되니 반갑소.”
나그네는 기가 막혔습니다. 화가 잔뜩 난 나그네가 아까는 왜 잠잠했느냐고 해골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사람은 함부로 지껄이면 화를 받게 되어 있네. 자네는 안됐지만 나는 이제 두고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한 명 생겼으니 고마울 수밖에.”
나그네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가만있어도 등줄기로 땀방울이 흐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밤중에도 더위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몰라 모두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습니다. 더위도 식힐 겸, 이럴 때일수록 말 한 마디를 조심하자는 마음으로 해골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말 한 마디라도 서로의 마음을 상쾌하게 해줄 수 있는, 괜한 짜증을 웃음으로 이길 수 있는, 이왕이면 그런 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6.11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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