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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6. 비겁한 용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617 추천 수 0 2006.11.19 22: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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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6. 비겁한 용기

신혼여행을 간 부부가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막 침대에 들려는 순간 강도가 들이닥쳤습니다. 강도는 분필로 바닥에 원 하나를 그리더니 손가락을 까딱하여 신랑을 불러 말했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라. 한 발자국이라도 금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머리에 구멍을 내줄 테다!”
신랑은 강도가 그려준 원 안으로 들어가 꼼짝을 하지 않고 서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강도는 방안에 있던 온갖 물건을 자루에 쓸어 담았습니다.
물건을 모두 챙긴 강도가 막 방을 나가려는 순간, 예쁜 신부가 시트 한 장으로 알몸을 가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강도는 다시 손가락을 까딱거려 신부를 부르더니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출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더니 신부를 껴안고 키스를 하였습니다.
흥분한 강도가 마침내 신부를 겁탈하려고 하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신부는 있는 힘을 다해 강도와 싸웠고 강도를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강도가 도망을 간 뒤 신부가 신랑에게 고함을 질렀습니다.
“도대체 무슨 남자가 자기 아내가 겁탈을 당하게 되었는데도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있기만 하는 거예요?”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있기만 했던 건 아니라구....”
신부의 말에 신랑이 항의를 했습니다.
“그럼 도대체 뭘 했단 말이에요?”
“놈에게 반항을 했지. 놈이 등을 돌릴 때마다 금 밖으로 발을 한 번씩 내밀었다니까......”
뛰어난 이야기꾼이었던 엔소니 드 멜로 신부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의 하나입니다. 이야기를 읽으며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는데, 이야기 끝에는 이 이야기를 한 줄에 정리하기라도 하려는 듯 다음과 같은 짧은 글 하나가 달려 있었습니다.
‘진짜 행세를 하는 가짜는 많다.’
사랑하여 이제 막 결혼을 한 신랑이 느닷없이 들이닥친 강도에 의해서 신부가 자기 눈앞에서 겁탈을 당하게 되었는데도, 자기의 목숨을 걸고 강도와 싸워 신부를 구해낸 것이 아니라 고작 강도가 보지 않을 때 발을 몰래 내민 것이 전부였다니, 천하에 부끄러운 일을 하고도 사실은 자기도 반항을 한 것이라고 우겨대고 있다니, 신랑의 모습이 더없이 우스꽝스럽습니다. 그는 말만 신랑이지 결코 진짜 신랑이라고는 말할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 신랑을 두고 아무 말 없이 당장 짐을 싸서 방을 뛰쳐나가지 않은 신부의 인내심이 오히려 대단해 보일 뿐입니다.
누군가가 아무리 그럴듯한 말을 한다 하여도 그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것은 그가 보여주는 행동입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서 고작 금 밖으로 몰래 발을 내미는 것을 우리는 어느 누구도 용기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 어지럽고 어려운 시대에 기꺼이 금 밖으로 달려 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기에서 건져내는, 정말로 용기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2006.3.4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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