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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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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는 분 가족과 저녁식사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어디에서 식사를 할까 하다가 막 한국 사람이 식당을 개업한 곳이 있다하여 그곳을 찾기로 했습니다.
온천이 있는 휴양도시로 알려진 바트 조덴(Bad Soden) 외곽, 마인 타우누스의 정경이 아름답게 바라다 보이는 언덕 위에 호텔 겸 음식점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꽤 유서 깊은 곳이었습니다. 바첸하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곳으로 1833년에 세워진 이래 근 17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와 주변 사람들에겐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식당을 개업한 이는 젊은 한국인이었는데, 그는 아주 작은 식당으로부터 일을 시작하여 이제 막 유서 깊은 곳에서 규모가 큰 식당을 개업하게 되었으니 앞날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격려도 하고 덕담도 나누며 잠깐 그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의 이야기 중에 인상적으로 들렸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 건물 주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식당은 임대로 시작을 한 것이었고 임대료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식당이 잘 되어 나중엔 아예 건물을 살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자 사실은 그게 꿈이라고 대답을 하며 밝힌 건물 값이 우리 돈으로 약 90억 원, 만만한 액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진 이야기에 의하면 집주인은 독일 내에 그만한 건물을 스무 여개나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인상 깊게 다가왔던 것은 그 건물 값도 아니었고, 건물 주인이 그런 건물을 스무 여개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아니었습니다. 그만한 정도라면 남부러울 것이 없는 큰 부자일 텐데 막상 주인을 만나보면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12년이 된 낡은 오펠(벤츠나 BMW가 흔한 독일에서 오펠 자동차는 그 중 값이 저렴한 자동차입니다) 승용차이며, 쓰고 있는 안경도 테가 부러져 때가 탄 테이프로 감아서 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입고 있는 옷도 마찬가지여서 언제 보아도 검소함을 지나 오히려 초라하다는 느낌까지 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같이 식사를 하던 이가 주인에 관한 이야기를 듣더니 그게 독일인의 진짜 모습이며, 독일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재산 규모를 보면 깜짝 놀랄 만큼의 엄청난 부자인데도 전혀 티를 내지 않고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독일 사람들이 곳곳에 의외로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든거지난부자’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실제로는 가난하여 거지 형편이면서, 밖으로는 부자같이 보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지요. 그런가 하면 ‘든부자난거지’라는 말도 있습니다. 실제는 부자면서도 밖으로는 거지같이 보이는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가진 재산을 과시하며 허영과 사치를 즐기기보다는 재산에 상관없이 내게 주어진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겠지요. 이왕이면 우리 삶이 ‘든거지난부자’보다는 ‘든부자난거지’ 쪽이면 좋겠다. 2006.6.1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
온천이 있는 휴양도시로 알려진 바트 조덴(Bad Soden) 외곽, 마인 타우누스의 정경이 아름답게 바라다 보이는 언덕 위에 호텔 겸 음식점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꽤 유서 깊은 곳이었습니다. 바첸하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곳으로 1833년에 세워진 이래 근 17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와 주변 사람들에겐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식당을 개업한 이는 젊은 한국인이었는데, 그는 아주 작은 식당으로부터 일을 시작하여 이제 막 유서 깊은 곳에서 규모가 큰 식당을 개업하게 되었으니 앞날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격려도 하고 덕담도 나누며 잠깐 그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의 이야기 중에 인상적으로 들렸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 건물 주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식당은 임대로 시작을 한 것이었고 임대료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식당이 잘 되어 나중엔 아예 건물을 살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자 사실은 그게 꿈이라고 대답을 하며 밝힌 건물 값이 우리 돈으로 약 90억 원, 만만한 액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진 이야기에 의하면 집주인은 독일 내에 그만한 건물을 스무 여개나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인상 깊게 다가왔던 것은 그 건물 값도 아니었고, 건물 주인이 그런 건물을 스무 여개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아니었습니다. 그만한 정도라면 남부러울 것이 없는 큰 부자일 텐데 막상 주인을 만나보면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12년이 된 낡은 오펠(벤츠나 BMW가 흔한 독일에서 오펠 자동차는 그 중 값이 저렴한 자동차입니다) 승용차이며, 쓰고 있는 안경도 테가 부러져 때가 탄 테이프로 감아서 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입고 있는 옷도 마찬가지여서 언제 보아도 검소함을 지나 오히려 초라하다는 느낌까지 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같이 식사를 하던 이가 주인에 관한 이야기를 듣더니 그게 독일인의 진짜 모습이며, 독일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재산 규모를 보면 깜짝 놀랄 만큼의 엄청난 부자인데도 전혀 티를 내지 않고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독일 사람들이 곳곳에 의외로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든거지난부자’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실제로는 가난하여 거지 형편이면서, 밖으로는 부자같이 보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지요. 그런가 하면 ‘든부자난거지’라는 말도 있습니다. 실제는 부자면서도 밖으로는 거지같이 보이는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가진 재산을 과시하며 허영과 사치를 즐기기보다는 재산에 상관없이 내게 주어진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겠지요. 이왕이면 우리 삶이 ‘든거지난부자’보다는 ‘든부자난거지’ 쪽이면 좋겠다. 2006.6.1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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