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2299 그랭이질이 아쉽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696 추천 수 0 2006.12.30 11:32:02
.........
2299  그랭이질이 아쉽다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한동안 자동차에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남의 탓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비롯된 일이라 여겨집니다.
그런 취지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공감을 하면서도 그 일과 관련하여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 있었는데,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를 자동차 뒷부분에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내 탓이라는 마음에서라면 당연히 스티커를 운전석 앞에 붙이고 남의 탓을 하기 전 먼저 자신의 잘못을 헤아리는 마음이 필요할 터인데, 무슨 생각에선지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를 자동차 뒤에 붙이고 다니는 차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를 자동차 뒤에 붙이면 그 글을 읽게 되는 것은 스티커를 붙인 자동차의 운전사가 아니라 뒤에서 따라오는 차의 운전사가 됩니다. 뒤에서 따라오던 운전사가 앞 차 뒤꽁무니에 붙은 그 글을 읽으면 글이야 ‘내 탓이오’로 읽지만,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앞 차가 말하고 있는 것은 결국 ‘네 탓이오’가 되고 맙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나라에서 아무도 잃어버린 자가 없다’고, 무책임한 세태를 날카롭게 지적한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는데도 아무도 잃은 자가 없다는 것은, 되어진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가 아무도 없다는 뜻이겠지요.
한옥을 지을 때 주춧돌의 역할은 참으로 중요했습니다. 기둥을 맨땅 위에 세울 수는 없었으니까요. 기둥은 반드시 주춧돌 위에 세워 나무로 된 기둥이 비나 습기에 상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대개의 경우 주춧돌은 그저 생긴 그대로의 펑퍼짐한 돌을 구해 사용했습니다. 얼핏 주춧돌은 바닥이 반반해야만 쓸모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지만, 꼭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울퉁불퉁한 자연석을 다듬지 않고 써도 기둥을 세우는데 문제가 없었는데, 바로 그랭이질 때문이었습니다.
바닥이 고르지 않은 주춧돌 위에 나무 기둥을 제대로 세우려면 돌을 반반하게 깎아내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돌을 다루기보다는 나무를 다루기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돌을 깎아내는 대신 돌의 생긴 모양을 따라 나무 기둥의 밑동을 파내면 되었습니다. 바로 그것을 그랭이질이라 불렀는데, 생각해보면 간단하면서도 절묘한 이치가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돌과 나무라는 성질이 아주 다른 두 재료를 접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하나로 이어주는 것이 그랭이질이었습니다. 그랭이질이 제대로 된 두 개의 기둥 위에 널판을 얹으면 그 위를 목수들이 올라가 걸어 다녀도 무너지지를 않았다하니 감탄할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새삼 그랭이질이 생각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길이 바로 그랭이질에 달려있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서로가 하나가 되기 위해 내가 나를 잘라내는 아픔을 감수하는 것,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은 진정한 그랭이질에 달려있지 싶습니다. 내가 나를 깎아내지 않고서 하나가 되자고 하는 것은 말은 ‘내 탓이오’ 하면서도 실제로는 ‘네 탓이오’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겠다 싶기 때문입니다. 2006.8.28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77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2776 이현주 안디옥에서 설교하는 바울(행13:13-41) 이현주 2023-07-20 5
12775 이현주 안디옥에서 쫓겨나는 두 사도(행13:42-52) 이현주 2023-07-20 5
12774 이현주 안디옥으로 내려간 바울 (행18:18-23) 이현주 2023-08-03 5
12773 이현주 공회 앞에서 연설하는 바울(행22:30) 이현주 2023-08-29 5
12772 이현주 총독에게 호송되는 바울(행23:23-35) 이현주 2023-08-29 5
12771 이현주 총독에게 고발당하는 바울(행24:1-9) 이현주 2023-08-29 5
12770 이현주 총독 관저 감옥에서 2년을 보낸 바울(행24:24-27) 이현주 2023-08-29 5
12769 이현주 멜리데섬에 상육한 바울 (행28:1-10) 이현주 2023-09-12 5
12768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5
12767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5
12766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5
12765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5
12764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5
12763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5
12762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5
12761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5
12760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5
12759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5
12758 이현주 두기고와 오네시모를 보내며(골4:7-9) 이현주 2024-03-19 5
12757 이현주 마지막 인사(골4:10-18) 이현주 2024-03-19 5
12756 이현주 데살로니가 첫인사 (살전1:1-1) 이현주 2024-03-19 5
12755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살전1:2-10) 이현주 2024-03-19 5
12754 이현주 동족의 박해를 받는 교회(살전2:13-16) 이현주 2024-04-02 5
12753 이현주 사도들의 영광이며 자랑인 교회 (살전2:17-20) 이현주 2024-04-02 5
12752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기도(살전3:11-14) 이현주 2024-04-02 5
12751 이현주 할례를 주장하는 유대인 개종자들(딛1:10-16) 이현주 2024-06-03 5
12750 이현주 천사들보다 우월하신 하나님의 아들(히1:1-14) 이현주 2024-06-17 5
12749 이현주 약속 위에 맺어진 더 좋은 새 계약(히8:1-13) 이현주 2024-06-27 5
12748 이현주 단 한번 당신을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히9:23-28) 이현주 2024-06-27 5
12747 이현주 첫인사(약1:1-1) 이현주 2024-07-11 5
12746 이현주 사업하다 말고 사라져가는 부자들(약1:9-11) 이현주 2024-07-11 5
12745 이현주 형제들을 헐뜯지 말 것(약4:11-12) 이현주 2024-07-23 5
12744 이현주 장로들과 젊은이들에게 주는 권면(벧전5:1-11) 이현주 2024-08-19 5
12743 이현주 끝인사와 축원(벧전5:12-14) 이현주 2024-08-19 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