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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이 서는 날, 딱히 사야할 무엇이 없어도 눈요기 삼아 나가본다. 한쪽구석에서 남성들 거시기에 좋다는 ‘짜가’ 약도 팔고, 봄나물은 진작 나와서 코끝을 간지른다. 아짐씨들이 화사한 몸빼를 걸치고 나와 앙드레김은 저리가라할 패션쇼가 장관이다.
나는 장에 가면 꼭 강아지 놓고 파는 전에 들른다. 개고기가 아니라 개를 좋아해서(부연설명이 꼭 필요하다니깐). 겨울이 생일인 강아지들이 눈을 뜨고 배를 뜨고, 엄마 곁을 떠났다. 아쉽게도 우리 집엔 개가 두 마리나 있다. 십년지기 티베탄 발바리 '추'와 세살박이 깜장 차우차우 '마오쩌순', 중국 마오쩌둥 아저씨가 알면 혼난다. 다행히 돌아가신지 오래되었다고. 이 둘도 감당하기 힘들어 강아지들은 만져보기만 한다.
진도개 물먹은 흰색 강아지를 누가 샀다. “키워서 잡술라믄 데꼬가지 마시고” 강아지 전주인이 안쓰러워 한마디.
장미꽃 몸빼 차림의 새주인이 달콩 웃으신다. “우리집 아자씨한테 달렸재, 나는 주장이라고는 없이 살어라우.”
엥? 강아지도 눈알이 휘둥그레.
(글 그림/ 임의진 시인_목사)
<경향신문>2007.2.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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