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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씨 형님은 아침 저녁으로 고등학생 딸을 실어 나르는 일이 요새 바깥나들이의 전부다. 아침 공기를 가르며 오토바이 소리가 탈탈탈. 엔진도 오래되어 경운기 발통 소리가 나는군. 미장으로 먹고 살던 때가 좋았는데, 요즘은 조립식 주택에다 너도나도 흙집을 지으니 일이 절반으로 줄었다.
형수가 딸기밭에 일당벌이 나간 사이, 진종일 오디오와 연결된 노래방 기계로 뽕짝을 부르거나, 막일하면서 생긴 동생들이 찾아와 소주라도 한잔 걸치자 하면 입가에 미소가 가달박만큼 커진다. “동생은 무슨 낙으로 사신가? 나는 통 낙이 없네야.”
“형수님도 형님밖에 모르고 애들도 건강하고 진달래도 피었는데 무슨 낙이 없기는요.”
“그려, 진달래가 피었드랑게.”
“아, 형수 모시고 산에도 가고 그라시란말이요. 무덤사이 숨어서 뽀뽀도 하시고.”
진달래가 지기 전에 두런두런 꽃전을 지져먹기로 약속했다.
사는 낙이 없으면, 낙이 될만한 일을 만들면 된다.
그대도 건너오시라. 봄볕 부신 날, 같이 꽃전이나 부쳐 먹세!
〈임의진|시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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