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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면민으로 여태껏. 고층 아파트촌의 반질반질한 시민, 하다못해 읍민도 아니고 면민 말이다.
전번 면민의 날 초등학교에서 열린 이(里)대항 축구대회를 구경했다.
생태뒷간 짓는 일을 도와주었던 주평리 김씨와 이웃집 술꾼들이 봄 농사 대비로 몸이나 만들자는 취지의 운동회에 날 초대해 주었다.
축구는 몸짱들이나 하고 배불뚝이들은 그늘에 앉아 낮술에 풍덩.
‘오병이어의 기적’이란 멸치 두 마리 안주를 가지고 소주 다섯 병을 마시는 거라더니, 부실한 안주에 무슨 놈의 술을 그리도 퍼부어 대는지.
아마도 술꾼들은 집에 네발로 기어 들어갔을 것이다.
선수들도 평소 하지 않던 운동을 그리 했으니 근육마비로 마찬가지.
“개발인 줄 알았더니 신발도 높이 발사할 줄 알 대?”
“신발 멀리차기는 올림픽 금메달감이네.”
아주 가지고 놀아라.
굴러오길래 찼는데 하필 신발이, 주님을 각별하게 모셨더니만…. 들어보니 조기축구회도 있는 모양이다.
같이 운동도 하고 그러고 싶건만 숨쉬기 운동도 벅차다.
주님 영접 그만하고, 첫닭이 울 때 배신하고 싶어라.
새벽 일찍 운동장을 내달리고 싶어라.
〈임의진|목사·시인〉
경향신문 2007년 05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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